ⓒ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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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분기, 평균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직전분기 보다 2.0%포인트 하락

- 대구·부산은행 등 코로나19 확산 '직격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코로나19(우한바이러스) 초기부터 경제적 직격탄을 맞았던 부산·경남·대구와 전북·광주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들에서 유의미한 유동성 악화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올해 1분기 5대 지방은행의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직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통합 LCR을 85%까지 낮춰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시적 조치로 하반기 들어서 나타날 건전성 악화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CR은 은행이 금융위기와 같이 유동성 확보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표다. 주식과 채권·외환시장 전반의 위험이 은행으로 전이돼 한순간에 신용경색이 올 경우 은행이 확보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의 흐름을 보여준다.

2일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의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12.4%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평균 LCR(114.4%)보다 2.0%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의 LCR이 같은 기간 110.6%에서 103.8%로 6.9%포인트 하락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어 대구은행의 LCR이 111.2%에서 106.0%로 5.2%포인트 떨어졌다. 경남은행의 LCR 낙폭이 가장 컸는데, 같은 기간 126.4%에서 14.9%포인트 하락한 111.5%로 조사됐다.

광주·전북은행의 유동성은 개선 국면이지만 영업 환경상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단 평가다. 광주은행의 LCR은 107.7%에서 123.8%로 16.1%포인트나 상승했다. 전북은행의 LCR은 116.1%에서 116.7%로 0.6%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에 외화 LCR은 현행 80%에서 70%로, 통합 LCR은 현행 100%에서 85%로 인하하기로 했다. 한시적 조치로 오는 9월이면 다시 원래 기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문제는 조사대상 지방은행들이 기반을 둔 지역에 실물경기가 침체돼 있단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중소기업·자영업자 등에 정부지원 대출을 실행주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부실이 시작된 경우도 있어 올 2분기부터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한 55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별로는 전국의 모든 지역이 기준치에 못 미친 가운데 조선·자동차·철강 업체들이 밀집돼있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의 전망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은행권에선 지방은행의 유동성 자체를 비관적으로 볼 순 없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나타날 건전성에 악영향이 불가피 하단 시각을 내비쳤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될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50.5%에 달할 것이란 추정치도 나왔다”면서 “쉽게 말해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치 못하는 기업이 2곳 중 1곳 꼴로 늘어날 것이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지방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표적으로 중소기업 대상으로 한 지역밀착·관계형 금융을 선보이고 있고, 소상공인 2차 대출에 지방은행도 나서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커져 현금과 국공채 확보 등 유동성 확보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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