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한 창구 ⓒKBS뉴스화면 캡쳐
▲시중은행 한 창구 ⓒKBS뉴스화면 캡쳐

- 올 1분기, 개인사업자 고정이하여신 3,000억 원 육박

- 코로나19 장기화에 경기회복세 둔화…“선제적 건전성 관리 필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지방은행 6곳의 개인사업자대출 부실규모가 3개월 새 8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실채권만 3,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른데,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가 가시화 돼 이들 지방은행의 위기대응 여력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실채권을 지칭하는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은 후행지표인 만큼 적절한 충당금을 쌓아 하반기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단 주문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방은행 6곳(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이 보유한 개인사업자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액은 올해 1분기 기준 총 2,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105억 원)보다 36.2%(761억 원) 증가한 액수다.

은행별로는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이 가장 컸던 대구은행의 개인사업자 고정이하여신이 올해 1분기 1,025억 원으로 지난해 말 732억 원 보다 40.1%(293억 원) 급증했다.

이어 경남은행이 같은 기간 595억 원에서 804억 원으로, 부산은행은 349억 원에서 528억 원으로 각각 35.1%(209억 원)와 51.3%(279억 원)씩 증가했다. 전북은행도 231억 원에서 279억 원으로, 광주은행은 142억 원에서 154억 원으로 각각 20.4%(28억 원)와 8.3%(12억 원)씩 증가했다. 제주은행도 같은 기간 56억 원에서 77억 원으로 36.8%(21억 원) 늘었다.

은행권은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매섭던 올해 초에 정부가 보증하는 지원책 등과 함께 금융지원 목적의 대출이 급격히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우려할 수준이 아니란 시각을 내비쳤다. 또 개별 은행에 따라 연체시기를 감안한 고정이하여신 산정에 일부 차이가 있기에 수치상 오류가 분명 존재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문제는 지역경기다. 단순 수치상으로 부실채권규모에 대한 낙관적 전망치를 쏟아내더라도, 올 하반기 지역경기의 우호적 반등 요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 쏟아진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국내 지역경제가 모든 권역에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컸던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제조업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됐고, 설비투자와 수출은 감소, 소비와 건설투자는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냈다. 특히 자동차부품, 철강, 휴대폰 등이 대내외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실대출에 대한 지방은행의 대응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 비율을 보면 올해 1분기 말 지방은행들은 평균 91.4%로 신한·KB국민·우리·하나·SC제일·한국시티은행 등 6개 시중은행(136.3%)보다 한참 뒤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적 한계가 분명 존재해 수도권 진출이나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더욱 지역기반 탈피를 위한 생존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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