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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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창구서 보험 판매 올 1분기 전년비 48.4% 증가

- 저금리·은행권 ‘비이자익 확대’영업 맞물려…판매증가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위축으로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방카채널에 주축이 되는 상품은 저축성보험인데, 은행에 주는 수수료율 자체가 낮고 제로금리가 본격화 되면서 금리부담을 덜어내 실적악화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꺼낸 카드란 분석이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24개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고객들로부터 거둔 2회차 보험료는 올해 1분기 총 1조4,137억 원으로 전년 동기(9,525억 원) 대비 48.4%(4,611억 원)나 늘었다. 2회차 보험료의 규모가 늘었단 것은 가입유지 의사가 있는 고객들의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생보사별로는 한화생명이 올해1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4,162억 원) 33.7% 늘어난 5,566억 원을 기록해 방카슈랑스 채널의 2회차 이후 보험료가 제일 많았다. 교보생명은 3,195억 원에서 5,142억 원으로, 푸본현대생명은 53억 원에서 1,618억 원으로 각각 60.9% 및 2959.3%씩 뛰었다. 미래에셋생명(588억 원), 삼성생명(503억 원), DB생명(384억 원), IBK연금보험(166억 원) 등도 1분기 중 100억 원 이상의 2회차 이상 보험료를 나타냈다.

집계가 이뤄진 수치 중 지난 4월 기준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최초 납입)는 1조8,527억 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24.1% 증가했다. 지난 2018년과 비교해서는 5,469억 원 늘어났다. 초회보험료는 가입 후 첫 납 보험료를 의미하는데, 월 단위로 집계하더라도 은행을 통한 고객 유입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흔히 방카슈랑스는 저축성 상품이 주를 이룬다. 저축이라는 이미지 각인효과로 인해 연금보험, 유니버셜보험, 변액보험 등의 저축성 상품 판매가 수월하단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저축성 보험에서는 최대 2%, 보장성보험은 최대 5~8%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에선 ‘DLF·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안정적 자산을 찾는 고객 수요에 맞춰 방카슈랑스 판매에 매진하는 양상을 보인다. 시중 4대 은행(KB국민·우리·하나·신한)가 거둔 올해 1분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6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32억 원)보다 7.3%(46억 원) 늘어난 액수다.

다만 은행별로는 수수료수익 증가폭이 크진 않다. 영업실적의 차이와 원수사인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낮은 저축성 상품 위주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올 1분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216억 원으로 전년 동기(140억 원) 대비 54.3% 증가했다. 직전 분기(150억 원)와 비교하면 3개월 새 44.0%나 늘었다.

우리은행은 올 1분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으로 210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동기(230억 원) 대비 8.7% 감소한 액수다. 직전 분기(235억 원)와 비교하면 10.6%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올 1분기 들어서 118억 원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기간(127억 원)과 비교해 7.1% 감소했으나 전 분기(111억 원)에 비해선 6.3%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134억 원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35억 원) 대비 0.7%, 전 분기(138억 원) 대비 2.9% 각각 감소한 액수다.

한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월납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저축성 상품은 생명보험사 입장에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상품인데, 제로금리 상황에서 적립금 부담도 낮아진 상황이기에 일시적으로 방카 채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 것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새 회계기준(IFRS17)로 인해 보험부채가 시가기준으로 바뀌는 만큼 여전히 적립금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일시적인 영업정책을 구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일시적 수익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보험대리점 성격으로 영업에 나선 은행들의 경우 저축성 상품 판매에 따른 건당 수수료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큰 폭으로 수익 향상을 기대하긴 어렵고, DLF·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대란으로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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