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9일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2021년 최저임금 문제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노동계는 최종안으로 2020년 기준 최저시급에서 16% 인상한 1만 원을 요구하고 있고 경영계는 2% 인하한 8,41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 입장도 경영계 입장도 일리는 있다. 노동계는 물가는 가파르게 올라가는데 임금은 동결 수준인데다 대내외 상황에 생활이 악화되고 있어 삶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경영계는 인건비·임대료 지급 등에 등골이 휘어 경영 상태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자와 경영자는 서로 화살을 돌릴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야 할 때다. 보통 경영자가 인건비를 삭감하려고 드는 건 이익을 보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통상 갑으로서의 경영자, 을로서의 노동자가 보장되는 구조다. 그러나 갑인 경영자가 을이 될 때도 있다. 바로 건물을 임대해주는 건물주와의 관계로 돌아갈 때다.

건물주인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올리고 가게를 빼라고 하면 임차인인 경영주 입장에서는 꼼짝 못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임대료를 넘는 인건비는 통상 없는 터라 노동자 임금에서 삭감할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계, 경영계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서로 아옹다옹할 때가 아니라 건물주에 대한 규제를 정립할 때다. 우선 건물주의 ‘갑질’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갑자기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경영자에게 불이익을 줄 때 나서야 할 주체가 정부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경영주에게 불이익을 당했을 때 믿을 만한 구석이 바로 고용노동부여야만 한다. 업계에 소문이 나 고용상 불이익을 받을까봐 법과 정부를 찾지 못하는 국민이 대다수라면 그 나라는 결코 좋은 나라라고 볼 수 없다.

한편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을 내리면 일자리 수가 증가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인국공 정규직 전환)사태 단면을 보기만 해도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수준 낮은 일자리가 아니다. 저임금인 일자리 수가 늘어나봤자 득 되는 것은 없단 소리다. 결국엔 고퀄리티 많은 일자리 수를 창출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파이가 커지냐와 먹음직스러운 파이를 만드느냐는 항상 상충한다는 점이다. 이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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