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용절감’ 목적서…보험금 지급심사 ‘깐깐’
- 올 1분기까지 1년새 6,022억 원 ‘급증’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손해보험사의 보험금 미지급금이 올해 1분기까지 1년 새 6,000억 원 넘게 불었다. 고객이 청구한 보험금에 대해 손해사정 과정에서 원만한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인데, 비용누수를 막고자 가입자의 요구대로 돈을 줘야 하는 상황이 맞는지 손보사들이 직접 살피는 일이 잦아졌다는 뜻이다.
보험금 미지급금에는 우선 보험사들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보험금이 포함된다. 아울러 상품 영업과 운용 과정에서 들어간 여러 지출 내역들 중 보험사가 비용 처리를 미루고 있는 금액을 더해 최종 산출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16개 일반 종합 손보사들의 보험금 미지급금은 총 3조7,42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3조1404억원)보다 19.2%(6,022억 원) 늘었다.
손보사별로 보면 삼성화재의 보험금 미지급금이 같은 기간 4,918억 원에서 5,909억 원으로 20.1%(991억 원) 늘면서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이어 현대해상이 3,236억 원에서 4,985억 원으로 54.1%(1749억원) 급증했다. 이외에 농협손해보험의 보험금 미지급금은 5,657억 원에서 4,632억 원으로 18.1%(1,025억 원) 줄었다. DB손해보험의 보험미지급금도 3,234억 원에서 4,181억 원으로 29.3%(947억 원) 늘며 4,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에는 손보사의 실적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실손보험에서 낮아진 손해율로 2분기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치가 나오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저금리·저출산·고령화에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위축으로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까지 손보업계 전체의 당기순이익은 2조2,227억 원으로 지난해(3조2,538억 원)보다 31.7%(1조311억 원)나 줄었다.
영업에서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고,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 실적이 나쁘다 보니 유휴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속사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대해상은 강남사옥을 20년 만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메리츠화재도 강원도 강릉에 있는 연수원 부지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규모가 큰 보험사고와 관련해 지급심사를 위한 손해사정에서 적정추산액을 가입자에게 제시하게 되는데,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미지급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환경에 있어 비대면 추세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나 보험영업은 상품의 구조상 적절한 설명이 동반돼야 하며, 이런 대외적 여건에 따라 비용 절감을 위한 차원에서 지급심사를 보다 깐깐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선량한 가입자를 위해서라도 보험금 지급에 따른 누수를 줄이고자 지급심사가 엄격해 진 것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미지급금을 두고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거나 주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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