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창구 모습. ⓒKBS뉴스화면 캡쳐
▲시중은행 창구 모습. ⓒKBS뉴스화면 캡쳐

- 7월 말까지 한 달 새 ‘2조3720억 원’ 증가

- 신용대출 용처 파악 ‘난감’…“대책 마련 쉽지 않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 4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한 달 새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신용대출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밑으로 내려가는 ‘기현상’까지 벌어지면서 대출수요 증가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권에선 신용대출이 주택·주식매매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우회로로 이용될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란 분위기다. 하지만 대출용처를 쉽사리 파악키 어려운데다 코로나19로 금융지원 폭을 확대한 상황에서 금융당국 역시 쉽사리 규제 카드를 꺼내들 수 없어 부실 위험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4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총 100조9,712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4%(2조3,72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은행의 올 상반기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98조5,992억 원으로 지난해 말(92조633억 원) 보다 7.1%(6조5,359억 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 계산으로 매월 1조원대 안팎으로 증가한 것임을 추정하면, 6월과 7월 사이 증가속도는 매우 빠른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를 기준으로 은행별 증감 폭을 보면, 국민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이 지난해 말 29조947억 원에서 31조3,284억 원으로 7.7%(2조2,337억 원) 증가해 30조 원을 뛰어넘었다. 이어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27조67억 원에서 29조2,125억 원으로, 우리은행은 19조1,197억 원에서 20조1,726억 원으로 각각 8.2%(2조2,058억 원)와 5.5%(1조529억 원)씩 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16조8,422억 원에서 상반기 17조8,857억 원으로 6.2%(1조435억 원) 확대됐다.

이러한 현상은 주담대 금리보다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가 원인으로 꼽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신용등급 1~2등급 대출자를 대상으로 실제 판매된 신용대출 상품 금리(평균치)는 은행별 최저 2.22%에서 2.38%까지 분포돼 있다. 같은 달(6월) 주담대 금리는 이보다 높은 2.51~2.69%까지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역전은 신용대출에 활용되는 단기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진 반면 주담대에 쓰이는 장기채 금리 하락 속도가 느린 편이기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대출 자금원으로 쓰이는 AAA은행채 6월물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 0.659%의 수익률(금리)을 기록했지만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AAA은행채 5년물 금리는 1.31%를 나타냈는데 이를 뒷받침 하는 근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설정 비용 등 고정비가 들어가는 점에서 금리차를 키우는데 이런 점들이 반영돼 벌어진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신용대출 증가에 따른 부실화다. 다른 여신에 비해 대출 상환이 순조롭지 못해 은행들 건전성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단 것이다. 실제로 올해 5월 말 기준 은행들의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0.48%로 주택담보대출(0.20%)의 2.5배가 넘었다. 은행 여신 중 비교적 연체율이 높은 편인 자영업자 대출(0.37%)을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용대출까지 끌어서 주택을 구입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현상까지 벌어졌다”면서 “코로나19로 한계차주들이 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당국은 DSR이나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관리 목적의 행정지도 정도의 카드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쉽게 생각해서 은행입장에서도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을 늘리는 것보다 주담대를 선호하지 않겠느냐”면서 “(은행들 판단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것인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용인지 파악하기 어렵단 점에서 은행들 자체적으로 한도와 금리 결정을 보수적으로 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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