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국회의사당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 ⓒSR타임스
▲지난 26일 국회의사당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 ⓒSR타임스

-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 외로운 싸움 지속하는 이유

[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지난 2006년 1월 목을 매달았다.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이트진로음료 ‘갑질’로 목숨까지 버리려 했던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중소기업 ‘마메든샘물’은 여전히 ‘하이트진로음료’와 외로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이달 26일 만난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는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대형버스 한 대를 세우고 시위 중이었다. 그는 스스럼없이 지난날을 회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축약했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음료와의 싸움 동안 부친이 물려준 대지도 날리고 자녀들의 학자금 보험까지 압류 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지난 2000년 6월까지만 해도 김용태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창업한 생수업계 판도를 뒤바꿀 ‘유망주’였다. 2004년 9월 신뢰받는 성장기업으로 경제지에 게재될 정도로 승승장구하는 창업주였던 그가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노숙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가 창업한 ‘마메든샘물’은 초기 2년간 매출액을 뛰어넘는 광고 영업비를 투자하고 2004년 후반기에는 법인 사업자로 전환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2005년 8월 생수 말통(18.9L) 월 판매량이 5만6,000통을 넘어서 월 순수익이 6,000만 원에 육박하는 매출 대박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음료(구 석수)가 김 대표에게 접촉을 시도한 것은 이때였다. 참여연대 자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 직원들이 김 대표를 찾아와 사업 동참을 요구했다. 김 대표가 거절의 뜻을 밝히자 하이트진로음료는 회유 대상을 바꿔 ‘마메든샘물’ 대리점들을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대기업 하이트진로음료의 ‘중소기업 죽이기’가 선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음료는 이 부분에 대해 “생수업을 하시는 분에게 하이트진로음료 제품을 권유 정도 했을 것”이라며 “이는 일반적인 영업형태”라고 했다. 이어 단가를 내려 마메든샘물 대리점을 회유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김 대표가 대리점에게 제품 공급을 중단해 대리점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찾아와 제품을 공급해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살 시도 20일 경과 후 촬영한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의 모습 ⓒ김용태
▲자살 시도 20일 경과 후 촬영한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의 모습 ⓒ김용태

김 대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의 이같은 불법 행위로 ‘마메든샘물’ 대리점들은 하나둘 김 대표를 떠났다. 그들은 모두 김 대표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사업 파산으로 인한 충격과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으로 절망에 빠진 김 대표는 자살을 시도했다.

한 사람과 가정을 죽음 직전으로 몰아갔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음료는 ‘마메든샘물’ 죽이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로 1억 원대에 불과했던 ‘마메든샘물’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나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5억 원을 바라봤고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2012년 7월 3일 당시 공정위 앞 반포대로 트럭시위 현장 ⓒ김용태
▲2012년 7월 3일 당시 공정위 앞 반포대로 트럭시위 현장 ⓒ김용태

이에 김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으나 1~2차 신고를 무혐의로 처리하고 3차 신고에는 공정위 담당자가 매번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공정위를 고발하기 위해 김 대표는 교도소 수감을 불사하고 2012년 7월, 25톤 트레일러를 공정위 앞 반포대로를 가로막는 시위를 벌였다. 인터넷 실검 1위까지 오르자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음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음료와의 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공정위 시정명령까지 불복한 하이트진로음료는 재차 김 대표에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는 소송 중에도 위증과 조작, 허위자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당연한 패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음료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하이트진로음료는 공정위 시정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며 김 대표가 하이트진로음료가 행정소송에서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주장에서는 “허위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김 대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는 채무를 갚지 않은 채 옮겨간 ‘마메든샘물’ 대리점들로부터 채권 회수를 방해했다. 이로 인해 ‘마메든샘물’이 대리점들로부터 미회수에 그친 채권도 5억 원 가량에 달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김 대표의 대리점 채권 회수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채무 회수 방해로 김 대표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다. 

채권이 회수되면 부동산을 처분해 대출금을 변제하려 했지만 하이트진로음료 채권 회수 방해 작업으로 시기를 놓쳤다. 결국 김 대표가 일궈놓은 재산과 김 대표의 부친이 물려준 당시 시가로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천안 대지를 포함한 2,650평 전답은 경매로 넘어갔다.

이는 김 대표 형제 자매 재산까지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경매로 인한 양도소득세도 수억 원 체납돼 있는 터라 김 대표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음료와의 공방 속 자녀들 학자금 보험까지 압류돼 학업 중단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공정위 행정처분에 불복한데다 대법원에서까지 패소했지만 김 대표가 청구한 손해배상소송(천안지원2014가합201)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는 이익으로 보지 않는다. 얻은 이익이 없기 때문에 보상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 반박했다.

이에 김 대표는 “대한민국 행정기관과 검찰 사법부는 썩었다”며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회 정의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미회수 채권 약 5억 원에 달하는 서류를 보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출하지 않고 민사소송을 취하했다.

김 대표가 소송을 취하하고 재판에 불참했음에도 하이트진로음료는 취하에 응하지 않고 보상액 5억 원의 판결을 받았다. 김 대표는 해당 5억 원을 받지 않았다. 그는 “하이트진로음료로부터 보상받는 것을 포기하고 대기업 갑질 횡포를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시위 이유를 밝힌 상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김 대표가 소송을 취하했는데도 재판을 밀고나간 것에 대해 “하이트진로음료는 김 대표의 손해발생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길 원했다”며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재판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메든샘물이 하이트진로음료에 제기한 민사소송은 완료돼 김 대표에게 5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려 했다”며 “하지만 김 대표가 수령을 거부해 손해배상금액은 법원에 공탁해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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