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본사 사옥 ⓒ태영건설
▲태영건설 본사 사옥 ⓒ태영건설

- 광고판매대행사 SBS M&C 소유 문제…지배구조 재편 불가피

- 지주회사 아래 SBS 두는 방식으론 구성원 반발 클 듯

- 문제 해결안 보고 시한은 오는 11월 말  

- SBS 매각 이슈도 대두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태영건설이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서 SBS의 자회사의 지분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지주회사를 다루고 있는 공정거래법 상 소속회사 지분 요건과 방송광고판매대행업 상 소속회사 지분 요건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

이에 태영건설은 오는 11월 말까지 해결안을 제출하겠다며 방통위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다.

하지만 소속회사의 지분 요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해 태영건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1일 이사회 및 창립총회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공식화했다.

태영건설은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태영건설로 나뉜다. 신설 TY홀딩스가 그룹 최정점에 위치하고, 그 아래 태영건설과 SBS미디어홀딩스, TSK코퍼레이션 등 사업회사들이 배치된다. TY홀딩스 대표에는 유종연 사장이, 총괄임원에는 황선호 실장이 각각 선임됐다.

태영건설 분할을 통해 태영그룹은 지주회사 구조를 이루면서 안정적인 경영 활동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지만, 지주회사 변경에 따른 소속회사 지분 문제는 과제로 남게 됐다.

태영그룹의 여러 사업 부문중 방송 부문은 TY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SBS→SBS M&C 외 9개사 등으로 구성된다.

공정거래법 상 TY홀딩스의 손자회사인 SBS는 증손회사인 SBS M&C(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광고판매대행법 상으로는 SBS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인 SBS M&C를 40% 초과 소유하지 못한다.

두 법이 서로 상충하는 것인데, 앞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들어 해결 방안을 11월 말까지 제출하라며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때문에 태영그룹으로서는 지배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

우선, 업계에선 TY홀딩스와 SBS미디어홀딩스를 합병하거나, SBS미디어홀딩스와 SBS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합병 TY홀딩스(가칭)'→SBS→SBS M&C로 지배구조 연결 고리가 한단계 줄면서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100% 소유해야 한다는 행위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개편은 SBS 구성원의 거센 반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BS는 윤세영 태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소유와 경영 분리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같은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지면 TY홀딩스가 방송사인 SBS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가 된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2008년에 SBS미디어홀딩스를 만들었던 명분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문제였다. (TY홀딩스와 SBS미디어홀딩스가 합병하는 식은) SBS미디어홀딩스를 TY홀딩스를 이름만 바꾸는 것으로 간접지배체제에서 직접지배체제로 회귀하겠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주회사가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 출자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SBS M&C가 TY홀딩스나 SBS미디어홀딩스 산하로 편입되는건 불가능하다. 방송 부문이 아닌 다른 사업회사 밑으로 들어가는 방식도 산업 구조 상 실현가능성이 낮다.

이에 더해 장기적인 이슈로 SBS매각 문제도 거론된다. 현행 방송법 상 자산 규모가 10조 원 이상인 기업은 지상파 방송사를 10%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태영그룹의 자산규모는 9.7조 원에 달한다.

SBS노조에서는 태영그룹이 SBS를 결국 매각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티와이홀딩스 설립에 따른 자본 규제로 인해 SBS는 오늘 부로 2년 안에 광고판매 등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자회사 지분을 전량 매각하거나, 100% 보유해야 하는, 실현 불가능한 법적 책임을 떠안게 됐다"면서 "티와이홀딩스 설립으로 인해 빚어지는 SBS 자회사 지분의 법적 충돌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지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SBS 구성원들의 미래에 극심한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SBS 매각 가능성을 공시하는 등 오만한 행보로 일관하는 윤회장의 태도는 과연 방송 사업을 제대로 계속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사측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TY홀딩스 관계자는 "이제 막 지주회사가 설립된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지금으로서는 명확히 결정된 바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건설회사다보니 자산이 감소하는 부분도 있어서 10조 원을 넘는 시점을 명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게 되면 그때 상황과 법정요건을 고려해 합법적인 절차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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