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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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 때 보다 ROA 악화

- "코로나19 민감업종 여신 비율에 따라 최악 초래될 수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방은행의 수익성이 위협받고 있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코로나19에 민감한 업종에 내준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은데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비중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은행은 최악의 경우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의 99%를 날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각 은행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국내 5개 지방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평균 0.60%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0.75%) 보다 0.1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ROA는 기업의 일정 기간 순이익을 총 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금융사의 경우 보유 자산을 대출이나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얼마만큼의 순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낸다. 이에 해당 수치가 하락했단 것은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은행별로 보면 대구은행의 ROA는 지난해 상반기 0.67%에서 올 상반기 0.47%로 0.20%포인트 하락했다. 경남은행도 0.63%에서 0.53%로, 부산은행은 0.82%에서 0.63%로 각각 0.10%포인트와 0.19%포인트씩 떨어졌다. 이외에 전북은행은 0.84%에서 0.16%포인트 낮아진 0.68%, 광주은행은 0.81%에서 0.10%포인트 떨어진 0.70%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 2009년 보다 악화된 것이다. 당시 지방은행의 평균 ROA는 0.71%로, 올해보다 0.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역시 은행별로 살펴봐도 당시 대구은행(0.61%)·전북은행(0.75%)·부산은행(0.85%)·경남은행(0.93%) 등의 ROA는 지금보다 모두 높은 편이었다. 광주은행(0.39%)만 현재보다 낮은 ROA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으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물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이른바 ‘깜깜이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늘었기 때문에 수치상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실제로 BNK금융·DGB금융·JB금융 등 조사 대상 지방은행들이 속한 금융지주들은 올해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전년 동기(2,611억 원) 대비 31.4%(819억 원) 증가한 3,43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의 일부가 회수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미리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둔 것을 말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민감업종으로는 금융지원이 집중된 자동차, 기계·금속, 섬유·화학 제조업, 도·소매, 음식점, 숙박, 여행·레저, 항공, 운수·창고업이 꼽힌다”면서 “지난 3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이들 업종에 대한 여신 비중은 적게는 13.6%, 많게는 26.4%였던 반면 지방은행은 6곳 중 4곳이 30%를 넘겼고, 가장 높은 곳은 38.3%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 대구, 경남은행은 코로나19 민감업종 중에서도 자동차, 기계·금속 등 제조업 여신 비중이 높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됨에 따라 매출 감소를 감내할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대기업과 법인사업자보다 먼저 한계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에 대한 여신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의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여신건전성이 저하되고 손실이 발생하는 시점은 2021년 이후로 추정하는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코로나19 민감업종 중에서도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의 경우 예상손실액이 지난해 세전이익의 최대 99%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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