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누군 주고 누군 안주고, 물어볼 때도 없고 참담합니다.” 화장품 방문판매업을 하는 한 40대 여성이 전해온 말이다. 1차에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가 진행한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150만 원을 수령했는데, 2차에는 추석 전 심사 없이 50만 원을 준다기에 한숨 돌렸지만 대상자가 아니란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방문판매업이 사업자 등록증을 갖고 있지 않을 경우 특고·프리랜서에 속하지만 사업자 등록을 거쳤을 때엔 소상공인에 해당돼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 소관의 1차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신청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론 1차 새희망자금 지급 대상자가 아니란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업자 등록을 내지 않은 동료들은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2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50만 원을 수령하게 됐단 소리에 막막함을 토로했다.

지난 22일 7조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경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뒤 정부는 5조원 가량을 추석 전 소상공인,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신속 집행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그 한 예가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과 1차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이다.

가보지 않을 길이라 그럴까. 24일 첫 지급을 시작한 소상공인 새희망자금만 놓고 보더라도 온라인 신청을 원칙으로 해 명확한 기준을 알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의 전용콜센터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안내받기 어렵다는 상인들의 푸념이 곳곳에서 들린다. 지급신청 전부터 지원기준이 여기저기 언론에 보도된 뒤 혼란을 겪는 상인들이 많다는 얘기다.

심각한 문제는 공정함이다. 4차 추경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전액 조달된 것이며, 빚을 내서 2차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만큼 핀셋검증을 거쳐야 했다. 국세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용노동부 등이 가지고 있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지원 내역 ▲매출액 ▲소득신고 자료를 통해 취약계층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졸속 진행에 지원혜택이 누락되는 경우도 드러나고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 기재부가 발표한 내년 국가 예산안을 보면 총수입은 0.3% 증가하는데 총지출은 8.5% 급증한다. 28배나 많다. 이대로 가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역대 최장기 재정적자(통합재정수지 기준)다. 국가채무는 차기정부 때인 2024년에 1,327조원으로 불어난다. 이후 매년 불어나 40년 뒤엔 4,877조원(GDP 대비 81.1%)으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치까지 쏟아진 상태다.

공정함을 잃지 않도록 바라보고 들여다 봐야한다. 한 정치인이 인용한 ‘가난보다 불공정에 분노한다’는 의미의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은 코로나19가 불러온 국가적 재난에 달콤한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농락하지 말란 경고다. 공정함을 잃은 재난지원금이 야기한 국가채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싶은 국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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