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증인 소환된 이길한 HDC신라면세점 전 대표, 참고인 김회언 현 대표 모두 '재판 중'이라는 사유로 국감에 불출석한 가운데 HDC신라면세점 밀수 사건 관련 관세청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윤후덕)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주도한 밀수 사건 아시죠. 이길한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직접 고급 시계 등을 밀수하라고 지시했고 직원 제보로 밝혀진 사건"이라며 "우리 국회가 이길한 전 대표를 증인으로 관련자를 참고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요구했는데 안 나온다고 해 유감"이라고 밝힌 뒤 관세청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양경숙 의원은 "HDC신라면세점에서 까르띠에, 브레게, 로렉스, 삐아제 고급 시계를 시가 50% 정도에 구입해 외국인들이 가지고 나가게 하고 출장 간 직원들을 통해 다시 들여오는 수법을 썼다"며 "지능적인 밀수 아니냐"고 했다. 

이어 "신라면세점 내부 자료엔 이같은 이길한 전 대표 밀수 범행이 4건이 아니고 최소 8건"이라며 "왜 4건만 수사하고 불구속 기소 의견까지 붙여 검찰에 송치했냐. 부실 수사 아니냐"고 했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축소 사실은 없다. 관련 문건도 전부 압수수색했지만 기소할 수 있는 정도까지 나오는 부분이 없었다"며 "조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관련자 송환 조사 등 강도 높게 수사했다"고 했다. 

양경숙 의원은 "8건 모두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세청 수사가 진행된 4건도 문제"라며 "관세청 수사 결과와 검찰 공소장을 비교해봤다. 관세청은 까르띠에와 브레게, 로렉스, 삐아제를 주장하지만 검찰엔 까르띠에, 로렉스, 삐아제를 밀수했다고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 가서는 훨씬 비싸다고 알려진 브레게가 로렉스로 둔갑한 것"이라며 "사라진 브레게 시계 행방을 확인했냐"고 했다. 이에 대해 노 관세청장은 "검찰 수사 관련해 저희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했다. 

양경숙 의원은 "검찰 참고인 진술 확인 결과 신라면세점 본점에서 고급 시계가 시가 절반 수준에 판매됐는데 매장 판매 사원이 팔지 않았다"며 "신라면세점 간부 직원이 직접 결제했다고 돼 있다. 면세점내 결탁 증거"라고 지적한 뒤 "관련된 외국 특판업체를 통해 구매한 정황이 있는데 왜 이 과정을 수사하지 않았나"고 했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기소 부분에서 증거가 확보된 부분은 송치했다"며 "법인은 행정제재를 통해 과태료 부과 등 적정하게 조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 의원은 "매우 미흡하다"며 "면세점 차원 조직적인 은폐 시도로 보이는데 왜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관세청 수사 문제점과 의혹을 씻기 위해서는 검찰에 송치한 1000쪽 분량 수사기록이 확인돼야 한다. 그런데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 관세청장이 "송치 부분은 전 자료가 검찰에 가 있기 때문에 저희에게 남아 있는 자료가 없다"고 답하자 양 의원은 "복사본이라도 있을 거 아니냐. 말이 되냐.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면 면세점 대표 조직적인 밀수와 부실 수사 은폐 의혹을 근거로 관세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양경숙 의원은 올해 8월 HDC신라면세점 특허 갱신을 두고 "특허 취소는 커녕 전 대표가 밀수를 주도하고 재판을 받고 있는데도 관세청이 특허심사위를 구성, 운영인 경영능력 항목이 100점 만점에 93.33점을 줬다"며 "어떤 기준으로 경영능력을 평가하냐"며 관련 특허심사위원회 회의록 사본과 심사표를 종합국감 전까지 제출할 것과 함께 청장이 나서서 자체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도 요구했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저희 수사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재조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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