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로 수익 크게 감소
- 수익성 높은 동남아시아 진출 ‘활발’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중은행들이 국내 영업점포를 줄이고 국외 지점을 늘리는 식으로 해외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국내 영업점 방문 고객이 현저히 줄었고,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이자이익 확대에 어려움을 느낀 은행들이 전략적 선택에 나선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국외 점포 수는 1,440곳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도 2017년 말 630곳, 2018년 말 797곳에 이어 지난해 말 844곳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해 177개로 영업망을 늘렸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67% 인수하면서 전체 시중은행 국외 점포 수도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지점 현황과 정반대다. 5대 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2017년 말 4,728곳에서 매년 줄어 올 9월 말에는 4,538곳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감독원을 통한 분기보고서 제출 시기를 감안해 각 은행별 증감률 자체가 공개되지 않아 비교는 어려운 실정이다.
업권에선 정부당국이 부동산 시장을 잡고자 은행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각 은행 여신영업이 얼어붙었고, 디지털화 추세 속에 금융업을 영위하는 빅테크 및 핀테크 업체와 차별적 규제를 받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0월 22일 기준 조사대상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54조4,93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8월(8조4098억원)과 비교하면 45%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9월 4조4,419억 원이 늘었으나 10월 22일까지는 2조7,582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용대출 증가액도 급감했다. 8월은 4조705억 원, 9월은 2조1,121억 원 증가했으나 10월 22일까지 1조6,401억 원이 증가했다. 8월보다는 60%, 9월보다는 22%가 줄어든 수치다. 은행 입장에선 수익성 향상을 기대키 어려운 대목인 것이다.
빅테크 및 핀테크 업체만 우대하는 금융당국의 규제도 시중은행 입장에선 새 먹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토스 등 핀테크 업체는 여러 금융사 대출 상품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존 은행은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로 진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국내보다 덜한 편이며, 금융 형태도 소매의 경우 현금을 보유를 선호하거나 대부업 수준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외 시장은 규제 문턱을 낮춰주고 있는데, 일례로 지난 8월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 지분을 확대할 당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외국 금융사 지분 40% 제한이라는 규제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합적으로 은행권 안팎의 불확실성 확대는 해외시장 진출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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