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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서정적인 근미래 아포칼립스 SF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 리뷰

기사승인 2020.12.10  15: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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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 조지 클루니 주연·감독…극단적 고립·죽음·공포 그리고 희망

- 뛰어난 완성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영화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미국 화가 스콧 리스트필드의 작품 중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들이 있다. 

지구의 문명이 멈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여행하는 외로운 우주비행사의 모습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마치 그 그림 속에 등장하는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귀환하기 직전의 세계 모습을 담아낸 듯한 영화다.

(이 리뷰에는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 지구에서 바라본 우주

2013년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는 인류최초로 우주에서 제작된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동영상에서 그는 국제우주정거장 안에서 기타를 치며 1969년 발표된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를 개사해 부른다.

데이비드 보위가 이 곡을 발표한 해에 아폴로11호는 달에 착륙했다. 원곡의 가사에서는 노래 속 주인공인 톰 소령은 우주 미아가 된다. 그러나 크리스 해드필드 버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기며 그가 다시 고향인 지구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 영상이 공개된 2013년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가 개봉했기에 함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비티’가 사고로 우주에서 미아가 된 주인공의 생존기를 다룬 영화라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원제: The Midnight Sky)’는 지구와 우주 양쪽에서의 이원적 재난상황을 그린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2049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세계 대기에 이상이 발생하자 지상에서 생존할 수 없게 된 인류는 지하로 대피한다.

이런 와중에 평생을 천체연구에 몰두해온 괴팍하고 고집 센 노년의 과학자 ‘오거스틴’(조지 클루니)은 피난행렬에 합류하길 거부한다.

그는 불치병 말기 환자다. 수혈하지 않으면 일주일을 버티기 힘든 그에게 가축 떼처럼 수송기에 실려 살고 싶어 발버둥치듯 떠나는 피난은 무의미했다. 사실 남은 인류가 지구 상 어디로 피하든 멸망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인류 멸절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그는 북극의 새하얀 동토지대 위에 세워진 바르보 천문대 안에 남아 홀로 위스키를 들이켠다. 냉랭하고 싸늘하게 다가오는 마지막 순간을 그렇게 천천히 기다릴 셈이었다.

크리스 스테이플턴의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ey)’를 들으며 둥근 창문 밖 하늘 저편 별빛이 가득한 우주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회한이 가득하다. 오거스틴은 테네시 위스키와 스트로베리 와인만큼이나 부드럽고 달콤했던 젊은 시절 추억 속 그녀를 떠올린다.

“연구내용 중 얼마만큼이 ‘진실’이고 행성에 대해선 얼마만큼이 ‘헛소리’죠?”

‘진’(소피 런들)은 당차고 강하게 영국식 억양으로 그에게 질문한다. 젊은 오거스틴의 입가에는 얇은 미소가 번진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 아무 응답 없는 고향별 지구

목성 위성 K-23의 탐사임무를 마친 에테르호와 다섯 명의 대원은 지구로 되돌아가는 중이다. 그들의 성과는 놀라웠지만 지구를 떠난 2년은 인간에게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대원들 중 일부는 지구에 두고 온 가족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둥근 우주선 창문 너머로 통신담당인 ‘설리’(펄리시티 존스)가 지구와 교신을 시도한다. 하지만 벌써 3주째 아무런 응답이 없다. 앞서 출발한 K-23 식민지 우주선과도 연락이 두절됐다. 지구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대원들은 에테르호 자체의 문제로 판단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헛수고일 뿐이었다.

여기에서 설상가상으로 원래 가야할 지구귀환 경로를 이탈해 지도정보가 없는 구역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그대로 항행을 이어가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에테르호는 위험에 봉착한다.

되돌아가야 할 곳이 크리스 해드필드가 부른 노래 속 톰 소령의 아름다운 지구와는 다르다 할지라도 그들은 마치 연어처럼 그리운 고향별을 향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 오거스틴, 아이리스를 만나다

한편 천문대 안에서 오거스틴은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듯한 어린 소녀 ‘아이리스’(킬린 스프링올)를 찾아낸다. 말이 거의 없는 이 소녀를 뒤늦게 피난민들과 합류시키기 위해 무선을 켜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는다.

오거스틴은 자신이 누군가를 돌 볼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아이리스와 함께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곧 원형의 창문에 비친 오거스틴, 북극성 그리고 아이리스의 모습은 그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새로운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암시한다.

오거스틴은 길잡이 별 북극성처럼 에테르호에 지구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교신을 계속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결국 그는 훨씬 성능 좋은 안테나가 있는 하젠 호수 기상관측소까지 70km를 이동하기로 결심한다. 이 혹독하고 고된 여정을 어린 소녀인 아이리스도 함께 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 묵시록적 내러티브 속 가족과 사랑 그리고 인류애

오거스틴은 스스로 고독을 선택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담담해하지만 과거 속에 남긴 가족으로부터 도망쳤다는 죄의식을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고립을 선택한 이후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만남에 뒷걸음질 쳐보지만 결국 죽음을 넘나드는 여정까지 동행하도록 허락한다.

설리가 탑승한 우주선 에테르호는 작은 제2의 지구가 돼 신화의 역사를 시작하려 한다. 오거스틴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 사이에서 끄집어 낸 방어기제는 결국 그가 중도에 무너지지 않고 북극성처럼 길잡이의 소임을 다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 것이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이 영화는 하얀 설원과 검은 우주라는 혹독하고 적막한 배경을 대비시키며 그 속에 고립된 인간의 모습을 창백한 색조로 갈무리해 보여준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 묵시록적 내러티브 속에 가장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가족과 사랑, 인류애라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덕분에 최근 넷플릭스로 공개된 오리지널 SF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완성도와 작품성을 보여준다. 

영화는 릴리 브룩스돌턴의 SF소설 ‘굿모닝, 미드나이트’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잘 살려 완벽하게 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중심인물들에 초점을 맞춰 추가된 플롯들과 확장된 결말로 각색됐다. 주연을 맡은 조지 클루니 감독이 ‘서버비콘’ 이후 3년 만에 연출을 담당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9일 국내 극장 개봉했으며 오는 23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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