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왼쪽부터) ⓒ각 사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왼쪽부터) ⓒ각 사

- 삼성물산·현대건설 수장 교체

- 현장 두루 거친 내부인사 발탁

- 내부 단합, 건설 경쟁력 확보 차원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연말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건설업계에서도 인사 칼바람이 매섭다.

시평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서도 수장이 교체되는 등 물갈이가 이뤄졌다. 이번 사장단 인사가 과거와 다른 점은 주로 계열사에서 기획·재무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아닌 현장 경험이 풍부한 내부인사가 발탁됐다는 점이다.

경기 악화에 따른 건설업 불황에 내부 회사 분위기를 다잡고, 건축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고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을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윤영준 신임 사장은 1957년생으로 청주대 행정학 학사, 연세대 환경학 석사를 거쳐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그는 현장 관리팀장을 시작으로 재경본부 사업관리실장, 공사지원사업부장을 지낸 전형적인 '현장통'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 여만에 현대건설 수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윤 사장에 대해 "주택사업 브랜드 고급화 및 주요 대형 수주사업에서의 주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했으며, 핵심 경쟁력 확보 및 조직문화 혁신 추진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사장이 주택사업본부를 이끄는 동안 현대건설의 수주 실적은 급성장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정비시장에서만 2조8,322억 원을 따내 업계 1위를 달성한데 이어 올해도 4조5,881억 원을 기록하면서 1위가 확실히 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공사비 1조7,377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프로젝트인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는 부동산114의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브랜드 평판도 다져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올해 수주 실적은 화려한 반면, 영업성적은 저조했다. 올 3분기까지 현대건설의 누적 영업이익은 4,59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4%나 감소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건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영업이익은 24.9%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윤 신임 사장에게 주어질 최우선 과제는 저조한 실적을 회복하고 주택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동욱 전 현대건설 사장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정진행 부회장 역시 박 전 사장과 함께 동반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에서도 수장이 교체됐다. 30년 넘게 삼성물산에서 근무한 오세철 플랜트사업부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오 사장 역시 전형적인 '현장통'이다. 1962년 생인 오 사장은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UAE 등 해외 현장에서 경력의 대부분을 쌓았다. 2013년에는 전무로 승진해 글로벌조달센터장을 맡았고, 2015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플랜사업부를 이끌어 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 사장이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 각 분야에서 기술력 및 프로젝트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 사장에게도 실적 회복과 수주 확대라는 과제가 놓였다. 삼성물산은 올 3분기까지 매출 8조5,910억 원, 영업이익 3,96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2.0% 각각 떨어졌다.

수주 실적 역시 3분기까지 6조5,380억 원에 불과해 목표치 11조1,000억 원의 58.9% 달성률에 그친다. 이는 5대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삼성물산이 지난 10월 탈석탄 선언을 한 만큼 수주 확대를 위한 활로 모색도 시급하다. 이에 따라 국내 주택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물산은 지난 5년간 정비 시장에 참여하지 않다가 올해 복귀하면서 2건을 수주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입찰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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