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각 사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각 사

-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상속세 및 이재용 회장 승진 시점 관심

- 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미래 모빌리티 및 로봇 사업 투자

- LG, 구광모 체제 재편…구본준 고문, LG신설지주로 독립경영

- 최태원, E·S·G 경영 강조…SK, ICT패밀리사 역량 강화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계 4대 그룹의 3·4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총수들의 리더십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그룹은 특히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삼성그룹의 가장 큰 이슈는 이건희 회장의 별세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25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미 삼성그룹의 실질적 총수 역할을 수년간 해왔기 때문에 경영상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회장 승진 시점이다. 다만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 각종 굵직한 사법 리스크를 겪고 있어,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지난 10월 약 10개월 만에 재판이 재개됐다. 현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두고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의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30일 결심공판이 진행되며, 이 부회장의 거취는 내년 초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의 막대한 상속세도 문제다. 지난 4개월 간 이 전 회장의 평균 주식평가액은 총 18조9,632억9,949만 원이다. 최대주주 할증 대상으로 지분가치에 최대주주 할증 20%,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세 3%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상속세는 11조366억 원이 나온다.  상속인들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내년 4월 말까지로, 재계에서는 유족들이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021년 정기 인사에서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사업부문 모두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급격한 변화 대신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신임 회장에 본격 취임하면서 경영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20년 간 자리를 지켜온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정 회장은 전기차와 수소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차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정기 인사 신규 임원 승진자의 30%도 미래 신사업, 신기술, 연구·개발(R&D) 부문에서 나왔다.

삼성SDI, LG화학, LG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도 주목된다. 정 회장은 올해 각 사의 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해 그룹 총수들과 연달아 회동한 바 있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회동했다. 이에 따라 K-배터리 초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정 회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이 지난해부터 공언한 로봇 사업이 본격 시동을 걸 전망이다.

정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50%), 개인항공(30%), 로보틱스(20%)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이중 로봇은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 분야에 우선 진출한 뒤, 이동형 로봇 및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취임 3년을 맞아 구조 개편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LG는 올해 이사회를 통해 LG그룹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LG신설지주(가칭)을 출범시킨다.

LG신설지주는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되며,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이끌 에정이다. 분할 후 LG는 핵심사업인 전자(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 배터리, 바이오), 통신서비스(5G, IT)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LG는 2021년 임원 인사에서 CEO 대부분을 유임시켜 코로나19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안정성을 도모했다. 반면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발탁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

구 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미래 성장동력은 인공지능(AI)와 로봇 사업이다. 2021년 임원 인사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특히 지난 7일 출범한 LG AI연구원은 내년 핵심 연구 인력 100여 명, 향후 3년간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전문가 1,000명을 육성할 방침이다.

SK그룹의 핵심 경영 화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2021년 임원 인사도 ESG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룹 내 핵심 인물로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박정호 사장은 반도체를 비롯해 ICT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로, 최태원 SK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다. 특히 SK텔레콤이 종합 ICT 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ICT 패밀리사의 시너지 강화 측면에서도 반도체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도 이 같은 결정에 한 몫 한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SK그룹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박 사장이 SK하이닉스의 부회장직을 겸직하게 되면서 중간지주사 전환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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