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유통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사임한다. 실적 부진 압박과 노사 갈등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7일 오전 임일순 대표가 임원 회의에서 일신상 이유로 퇴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 대표는 "수개월 전 저는 회사에 퇴직 의사를 표했다"며 "다음 주 중반까지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는 현재 후임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잘 완결될 것"이라고 했다. 

임일순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주주사 MBK파트너스에 사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이를 만류해왔으나 최근 수용했다고 홈플러스는 전했다. 사직 일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홈플러스 2021 회계연도 사업전략 최종 승인일인 이달 중순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일순 대표는 유통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로 주목 받았다. 바이더웨이, 호주 엑스고그룹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였던 임 대표는 2015년부터 홈플러스 재무부문장으로 일했다. 

2017년 10월 대표이사 사장이 된 임 대표는 대형마트 내 지역 커뮤니티몰을 비롯해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를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출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9년엔 무기계약직 직원 1만 5000명을 전원 정규직 전환하기도 했다. 

이같은 임 대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당기순손실 5300억원 등 경영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이에는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회사라는 데서 오는 한계가 컸다는 분석이다. 임 대표가 사업 다변화를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서고 싶어도 MBK파트너스로부터 장기적 안목의 투자를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대금 상환을 위한 대출 우선, 차입금 해소에 주력하면서 임 대표 노력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결실을 맺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