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딜링룸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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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장기화·제로금리

- 상황 관망하는 대기성 자금 급증

- 증시호황 ‘머니무브’ 가속화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을 중도에 해지해 부동산·증시에 투자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적금 잔액이 7조6,000억원 가까이 빠져나갔으며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요구불예금은 16조원이나 급증했는데 코로나19 재확산,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관망하는 투자심리가 더해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각 은행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의 지난해 12월 말 예·적금 잔액은 총 673조7,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1년 새 12조원 가까이 줄어든 액수다. 코스피의 활황세가 시작됐던 11월 보다는 7조5,832억원 감소했다.

반면 투자대기자금 격의 요구불예금은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조사대상 은행의 지난해 12월 요구불예금 잔액은 582조1,680억원으로 전월 566조1,113억원에 비해 16조567억원 급증했다. 증가규모만 보면 지난해 11월(16조3,830억원 ↑)에 이어 2개월 연속 16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공모주 열풍이 불던 지난해 10월 청약증거금으로 2조8,581억원이 빠져나간 후와 비교하면 32조원이 넘는 돈이 요구불예금에 몰렸다.

문제는 리스크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이어서 ‘투자 대기자금’ 증가세와 주식·부동산 시장의 활황이 맞물리면서 과열현상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행한 ‘대중부유층의 자산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30% 계층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019년 1862명에서 지난해 2099명으로 11.3%나 늘었는데 달아오른 주식,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버블현상이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일시에 자산 가치, 즉 금융자산과 주택가격 및 증시가 폭락할 경우 동시다발적인 리스크 확산이 펼쳐질 수 있단 점에서 은행권의 선제적 대응책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듭되고 있는 현상황에 대한 은행 내부의 적절한 경영전략 수립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시를 보면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오전 9시51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05포인트(2.06%) 오른 3217.23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9.72포인트(0.31%) 상승한 3161.90에 출발해 9시10분께 3230.72를 터치하기도 했다. 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69조2,719억원으로 7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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