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딜링룸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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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변액보험 ‘자투리 펀드’…전체 펀드의 48.1%

- 자투리 펀드 중, 순자산 규모 10억 미만 '310개'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변액보험 판매가 늘고 있지만 변액보험의 펀드 10개중 절반은 자투리 펀드(자산규모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반 펀드의 운용 성과에 따라 고객이 가져가는 돈이 변하는 변액보험의 특성상 이런 소규모 펀드가 많아질수록 자산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만 불어나게 된다.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소가 되는데, 변액보험을 가입한 고객에게 손해가 돌아간단 점에서 생명보험사들의 적극적 펀드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펀드 중 자투리펀드는 81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펀드의 48.1%에 달하는 비중이다. 자투리 펀드 중에서도 순자산 규모가 10억원이 채 되지 않는 펀드만 310개에 달한다.

펀드 금액으로 보면 전체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112조9,705억원)에서 자투리펀드(1조4,00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회사별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319개)과 하나생명(102개), KB생명(96개) 등이 가장 많은 자투리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자투리 펀드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상적인 운용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담고 있는 자산이 너무 적어 포트폴리오 구성이 불가능해 투자 목적에 따른 운용과 분산이 힘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설정 자산이 크던 작던 운용을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고정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비용이 높아진다는 측면도 자투리 펀드가 갖는 단점이다. 아울러 펀드의 수가 많아지면 자연히 한 매니저가 관리해야 하는 펀드가 과다해져 수익률 관리에 소홀해 질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자투리 펀드의 증가는 이를 기반으로 한 변액보험 전반의 수익률에 부정적 요인이다. 변액보험은 생보업계의 주요 투자 상품으로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형태다.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더욱 우려가 커지는 대목은 증시가 호황을 누리면서 최근 생보사들이 변액보험 판매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통계가 집계된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생보사 전체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4,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074억원 대비 59.7%(9,004억원) 증가했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2조원을 넘은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변액보험 펀드 총자산도 주식시장 활황세와 함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일 코스피가 첫 3000선을 돌파하면서 변액보험 펀드 총자산 규모도 114조3,941억원를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ELS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일수록 자투리 펀드가 많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 상품은 파생결합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을 주가연계펀드(ELF)를 통해 간접투자 하는 방식으로 특성상 폐쇄형으로 신규펀드를 계속 설정해야 하기에 자투리 펀드가 늘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변액보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고객 스스로 투자 성향에 맞게 펀드를 구성하고 각 상품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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