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KT
▲구현모 KT 대표이사. ⓒKT

- KT파워텔, 아이디스에 매각…성장 사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 주요 사업 병렬 배치 후 KT 지주사 체제 가능성도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구현모 KT 사장이 취임 2년을 맞아 그룹 재편에 나섰다. 그룹 내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사업을 통합하는 등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이다.

KT는 지난 22일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KT가 보유한 KT파워텔의 주식 44.85%(77만1,418주)를 406억원에 전량 매각하는 방식이다. 취득예정일은 3월 31일이다.

KT파워텔은 KT그룹의 제1호 그룹사로, 무전통신 시장 국내 1위 사업자다. 다만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지속 악화되고 있다. 2010년 1,270억원의 연매출은 2019년 627억원으로 급감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4일 ‘라이브 랜선 신년식’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KT는 자사의 AI·Bigdata·Cloud(ABC) 강점을 기반으로 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의 합병을 결의하고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는 KTH가 보유한 상품 수급, 마케팅, 배송, 관리 등 유통 인프라와 KT엠하우스가 보유한 3만 기업고객과 9만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통해 고객가치를 창출해나갈 방침이다.

KT텔레캅, KT서브마린 매각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저케이블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KT서브마린은 지난 10월 LS전선 매각설이 제기된 바 있다. KT텔레캅은 에스원, ADT캡스에 이어 보안 시장점유율 3위 사업자로 시장지배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BC카드의 우회 자본 확충을 통해 케이뱅크 정상화도 추진중이다.

일각에선 유선, 무선, 미디어사업, 부동산, 위성, 금융 등 사업을 병렬로 배치하고 KT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구조개편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KT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정부 규제 압력이 완화되고 신사업을 적극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KT, 콘텐츠 제작 법인 출범 예정…“통합 생태계 구축”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지니뮤직(음악), 스토리위즈(웹툰), 시즌(OTT), VR계열사 등 신규 콘텐츠 제작 법인 출범을 위한 계획도 진행중이다. 계열사 역량을 한 군데로 결집해 국내 최대 종합 미디어·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발표 시일은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신설 법인 출범을 위한 절차가 상당수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국내 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OTT를 포함한 국내 플랫폼 업계에선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은 25일 양사 합병을 결의하고, 오는 3월 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할 계획이다. 원천 스토리 IP 밸류체인’과 ‘글로벌 스토리 IP 플랫폼 네트워크’를 구축한 카카오페이지와 음악, 드라마, 영화, 디지털, 공연 등 ‘콘텐츠 사업의 밸류체인’을 만들어왔던 카카오M이 결합해 사업구조를 재편한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사업자 왓패드 지분 100%를 6억달러(약 6,5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와 지분 맞교환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KT의 콘텐츠 법인이 출범하게 되면, KT는 ‘IP 확보→제작→유통'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KT는 IPTV, 올레tv, KT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또 OTT 서비스 시즌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힘쓰고 있다.

KT관계자는 "콘텐츠 사업 강화 측면에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것은 맞다"면서도 "합병 법인 출범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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