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 오늘 6월까지 한시 축소 권고

- “코로나19 불확실 큰 상황 고려”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배당축소를 공식 권고했다. 최대 실적이 예고된 금융지주와 은행에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않은 현 상황을 감안해 순익 20% 이내에서 배당하도록 한 것. 은행권은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주주 불만을 제어할 방안이 없어 대체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28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권고안을 살펴보면 국내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은 올해 6월말까지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해야 한다. 중간배당과 자사주 매입도 모두 포함됐다. 이에 금융지주들의 배당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 2019년을 보면 금융지주들의 배당 성향은 우리금융 27%, KB금융 26%, 하나금융 26%, 신한금융 25% 등이다.

이번 권고에는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신한·KB·하나·우리·NH·BNK·DGB·JB 등 은행지주 8곳과 SC·씨티·산업·기업·수출입·수협 등 6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큰 위기상황을 가정하고 2021년 마이너스 성장에서 2022년 회복하는 U자형과 2022년에도 제로 성장을 기록하는 L자형으로 나눠 측정했다.

그 결과 U·L자형에서 모든 은행의 자본비율은 최소 의무비율을 넘었으나, L자형의 경우 상당수 은행이 배당제한 규제비율은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제한 규제비율은 최소 의무비율에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대해 1%를 더한 것이다. 총 자본비율 항목에서 기준이 11.5%다. 실제 은행들은 이 비율이 2021년 14.21%에서 매년 하락해 2023년에는 10.87%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대체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은행에서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자본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고 금융당국은 밝혀왔다. 다만 L자형 시나리오에서 배당제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배당을 실시하되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문제는 주가다. 은행주는 지금껏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혀왔다.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지주들은 지난해 25~27%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우리는 27%로 가장 높았고, KB와 하나는 26%, 신한이 25%였다.

은행권은 주주들의 불만으로 대거 이탈현상이 발생할 경우 주가하락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실제 금융당국 권고 이후 이날 12시 현재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250원 하락한 9,080원에 머물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도 하락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는 곳도 있으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면서 “배당억제, 이익공유제 압박, 가계대출 규제 등 금융이 규제 산업일지라도 상식에 어긋나는 정책 남발은 이해가 가지 않는 행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시때때로 자율경영에 간섭한다면 금융사 역시 공기업과 같이 정부에 의존하는 형태를 취할 수 밖에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