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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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청춘 세 사람을 통해 바라보는 21세기 한국 사회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아르바이트와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바쁘지만 항상 통장 잔고는 제로에 수렴하는 ‘민규’(은해성)는 답답할 때면 수족관을 찾는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되돌아온 ‘한나’(오하늬)는 일하던 편의점에서 체불임금을 받지 못한 화풀이로 공원에서 맥주를 마신다. 그녀는 꿈에 대한 미련을 정리하지 못하고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시네마 달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시네마 달

프랑스인 ‘주희’(이서윤)는 휴가를 내고 한국을 찾는다. 해외 입양아인 그녀는 친부모를 찾고 싶지만 한국 입양기관의 현실을 마주하고 답답해한다. 한국이라는 이 낯선 나라에 대한 기억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그녀는 친부모를 만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다.

관계가 전혀 없어 보이던 이 세사람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상규’(장준휘)와 ‘태인’(김지나)을 만나면서 인연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주희는 태인이 찍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 그녀는 입양관련 서류를 당사자인 자신이 확인할 수 없는 한국의 법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주희는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 제 3자 취급한다며 관계자에게 언성을 높인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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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주희의 통역을 맡은 한나는 귀국 직후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그녀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촬영감독인 민규는 주희가 어린시절 한국에서 찍은 사진 속 장소를 단번에 알아보고 그녀를 그곳으로 안내한다.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왔던 세 사람은 우정을 쌓아간다.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에서 스텝과 출연자로 서로를 알아가는 그들에게는 각자 큰 고민이 있다. 민규는 생활고로 다큐멘터리 일을 포기하려 하고 한나는 피겨 스케이트 선수를 그만 둔 것으로 엄마와 오랫동안 갈등하고 있다. 그리고 주희는 생모가 자신과의 만남을 거부할까 봐 두렵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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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20대 젊은 청춘들의 고민과 현실을 담아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부당해고 노동자들의 투쟁, 2만 달러에 매매되다시피 해외로 입양된 사람들, 북한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실향민 문제 등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면의 모습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청춘 성장 영화와 사회고발 다큐멘터리를 함께 담아낸 이 작품은 특히 주희가 생모를 찾아가는 여정을 뒤쫓으며 우리나라 해외입양제도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던진다.

ⓒ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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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인의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로 오래 일을 하다가 2008년에 우연한 기회에 독립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었다. 그때 만났던 남북 이산가족 실향민분들, 콜트콜텍 노동자분들, 해외입양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고, 그런 이슈들을 가지고 픽션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한편 그는 독특한 영화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는 “‘한글에도 순서가 있듯이 사람의 관계도 순서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사회 이슈를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이 처음 알게 되는 순간과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들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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