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 삼선짬뽕과 유니짜장 ⓒ신세계 조선호텔
▲조선호텔 삼선짬뽕과 유니짜장 ⓒ신세계 조선호텔

[SR(에스알)타임스 전수진 기자] 서울 특급 호텔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연달아 폐업하고 있다. 서울 강남 특급 호텔 ‘르메르디앙 서울’이 오는 2월 28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 강남도 이달 말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연이은 특급 호텔 영업 종료는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호텔업계 전반의 위기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호텔업계는 간편식 확대, 배송 강화 등으로 생존 모색에 나서고 있다.   

29일 호텔업협회 등에 따르면 40~60%였던 호텔 평균 객실 점유율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해 20%대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11월만 봐도 국내를 찾은 외래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95.8%나 줄었다. 해당 기간 호텔업을 포함한 관광산업 피해는 약 11억 2,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업계 ‘위기’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중국 사드 보복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급감한 이후 호텔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그동안 업계는 외국인 대신 내국인을 공략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과 프로모션 등 내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특급호텔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화에 성공하며 ‘호캉스’ 열풍을 불렀다. 

이같은 ‘호캉스’마저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레스토랑·라운지·수영장 등 객실 외 호텔 시설이 제한되거나 제한되지 않더라도 이용을 꺼리는 고객이 늘면서다. 지속적인 관광객 감소와 코로나19 확산 등 연이은 악재로 심각한 매출 하락, 경영난 속 호텔업계는 또 다른 탈출구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외식 부문 특화다.

특급호텔 레스토랑 일류 셰프가 만든 음식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상품화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집콕’ 라이프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가정간편식 시장은 급성장했다. 노포부터 지방 맛집까지 간편가정식을 통해 집에서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게 됐다. 특급호텔들도 자사 이름을 내건 프리미엄 간편가정식 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특급 호텔 신세계조선호텔은 쓱닷컴과 손잡고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중식당 ‘호경전’ 대표 메뉴를 재현한 밀키트 제품이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여 판매처를 쓱닷컴에서 전국 이마트로 확대했다. 

한화호텔엔리조트는 지난해 11월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와 손잡고 ‘63 다이닝 키트’를 출시했다. 연말을 겨냥한 메뉴로 63빌딩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고급 식자재를 그대로 담아낸 프리미엄 밀키트다. 호텔 관계자는 “판매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준비된 제품이 모두 팔렸다”며 “앞으로 추가로 3종을 더해 총 6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명월관 갈비탕’과 ‘온달 육개장’을 출시했다. 2018년 워커힐 호텔 내에서 판매를 시작했던 제품으로 지난해 1월부터 신선식품 배달 플랫폼 마켓컬리에도 입점해 있다. 두 제품 모두 상반기에 비해 코로나19 2차 유행 이후인 하반기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가정간편식 이외 호텔업계는 외식업 부문을 특화, 새로운 수요 창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해 3월 식음업장 매출 방어를 위해 업계 처음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다. 이 밖에 파크하얏트 서울, 인터컨티넨탈,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등 많은 호텔은 호텔 내 식음업장 음식을 포장 메뉴로 만든 ‘투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글래드 호텔이나 포포인츠 강남처럼 배달 앱이나 주문 앱을 활용하는 ‘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특급 호텔 매출 방어를 위한 이같은 파격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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