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104조 실탄 장전…적극 M&A 나설 듯

-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매각·축소 두고 ‘고심’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매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을 강화해 추가 M&A를 검토하는 방안을,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축소하고 전장 사업에 집중하겠단 전략이다.

◆ 삼성전자, “조만간 의미 있는 M&A”…車 반도체 투자 나서나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년 안에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28일 열린 삼성전자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M&A 대상 신중하게 검토해왔다”며 “많은 준비가 진행됐고,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실행 시기 특정하기 어렵지만, 준비한 것을 토대로 주주환원 정책기간(2021~2023년) 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은 총 104조원에 달한다. 때문에 적극적인 설비 투자 및 M&A를 추진할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날 발언도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대규모 M&A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는 만큼, 이에 적극 대응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9조3,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규모 M&A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현재 삼성전자의 인수 물망에 오른 기업들은 네덜란드의 NXP, 독일의 인피니언, 일본의 르네사르,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중 NXP은 삼성전자에 매각 협상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피니언도 인수설이 돌았던 업체다.

차량용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기술 장벽이 높으며 단기간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또 안전성 및 호환성 테스트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때문에 신규 투자보단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기업을 인수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는 격차가 다소 벌어진 상황이다. 지난 컨콜에서도 삼성전자는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미국 내 팹 투자에 대해서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오스틴을 포함한 전 지역을 대상으로 최적의 장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접고 전장 사업 편다
LG전자는 최근 자사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거취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MC사업부의 매각 혹은 축소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LG전자는 그간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및 ODM(제조업자개발생산) 확대 등 노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MC사업본부의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은 베트남의 빈그룹(계열사 빈스마트)과 구글, 폭스바겐 등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당분간 모바일 사업을 축소하거나 여타 사업부와 통합해 운영하고, 장기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전자는 자사의 모바일 관련 기술 및 지적재산권(IP)는 유지하겠단 입장이다. LG그룹 내 여타 계열사와 AI, IoT, 로봇 등 시너지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LG전자는 MC사업본부를 축소하고 VS사업본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혹은 4분기를 기점으로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을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이자 캐시카우로 육성하기 위해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8월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말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설립키로 하면서 양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합작법인은 7월경 공식 출범예정이다. 때문에 신규 사업 수주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컨콜 당시에도 “VS사업본부는 2024년까지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이중 전기차 부분은 연 평균 30% 이상의 성장, 중장기적으로는 전제품 5%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 계획에도 변동사항이 없다고 덧붙엿다.

마그나와의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모두의 실적은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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