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임재인 기자]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뜨끈한 수제비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따뜻한 수제비를 찾아 가게에 들어가 음식을 기다리고 있노라면 한 번쯤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수제비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계식 손수제비 기계를 처음 발명해낸 곳은 어디일까'라고 말이다. 국내 처음 손수제비 기계를 고안하고 설계해낸 곳은 바로 칠갑농산이다.
◆ "쫄깃한 식감" 기계식 손수제비·감자수제비 원조, 칠갑농산
1990년대 초반은 여러 가공업체에서는 수제비를 상품화하기 시작한 과도기였다. 당시 많은 업체들은 밀가루 반죽면을 기계로 익혀 꽈배기 모양으로 꽈서 팔았다. 보기에도 먹음직한 모양새가 아닌데다가 끓였을 때 서로 엉겨 붙기까지 해서 시장 반응은 당연히 좋지 못했다.
이에 이능구 칠갑농산 회장은 수제비는 ‘직접 손으로 눌러먹어야 제 맛’이라는 기조를 다졌다. 기존에 출시된 밀가루 수제비와는 차별화된 진짜 손수제비 형태의 맛과 모양, 식감을 그대로 재현하기로 다짐한 이 회장은 긴 시간 동안 고안하고 설계해 단 하나뿐인 수제비 기계를 만들어냈다.
칠갑농산의 수제비가 출시되자마자 시장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편리하게 수제비 요리가 가능해지니 주 소비층인 주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칠갑농산의 수제비에 환호를 보냈다. 자신감이 붙은 이 회장은 생감자를 듬뿍 넣어 반죽해 쫄깃함을 한 층 더 배가시켰다. 이렇게 시장에 첫선을 보인 제품이 바로 칠갑농산의 시그니처 메뉴 ‘감자수제비’다.
기계식 수제비와 감자수제비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칠갑농산의 수제비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고객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칠갑농산의 수제비는 사리 형태의 감자수제비 380g과 1kg로 출시됐으며 각각 2,900원, 4,300원에 판매 중이다.
최근 1인가구 및 소가구의 증대에 따라 1인분 단위로 개별포장된 감자수제비 800g도 선보였다. 낱개로 포장돼 있어 양에 맞는 간편한 조리가 가능하며 보관이 용이하고 간편한 점이 특징이다. 끼니를 간단히 해결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즉석식품 형태로 출시된 ‘홍두깨 해물 수제비’는 개당 1,900원, ‘칼칼한 매운맛 해물 수제비’는 2,0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 국내 첫 '손수제비' 기계 고안 "특허까지 역경...성장 디딤돌 삼아"
‘기계식 손수제비’ 기계의 특허를 내기까지는 많은 고난과 역경을 거쳤다. 이 회장이 피와 땀을 흘려 고안해낸 손수제비 기계의 인기를 탐낸 기계업자가 똑같은 기계를 만들어 다른 업체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 팔아버린 것으로 역경은 시작됐다.
이 회장이 여러 달을 밤낮 가리지 않고 고민하고 실험을 하고 금형을 몇 번이나 바꾸어 가면서 만든 기계였지만 법적 인정을 받기에는 어려웠다. 당시 이 회장은 청양공장을 짓고 있었던 터라 수제비 기계에는 온전히 힘을 쏟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1년여 만에야 특허가 나와 아이디어를 훔친 업체들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적반하장으로 소송까지 당했다.
공동으로 대형 로펌을 선임한 업체들이 이 회장이 일본 스파게티 기계를 도용해 수제비 기계를 만들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당시 자금이 여의치 않았던 이 회장은 소송에 패소했고 피땀 흘려 고안해 낸 기계는 아무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 됐다.
하지만 이 회장은 아이디어는 훔칠 수 있을지언정, 칠갑농산의 수제비 품질만큼은 따라올 수 없다고 자부했다. 반죽의 힘을 정확히 포착해 만들어내는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감자수제비 출시에도 고난이 뒤따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칠갑농산의 감자수제비 인기가 급물살을 타자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식품업체에서 감자수제비 생산에 나섰다. 감자가 거의 들어있지 않은 수제비가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자 많은 소비자들이 감자수제비에 불신을 갖게 됐다.
처음에 칠갑농산의 감자수제비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지만 변함없는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에 20여 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값비싼 좋은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좋은 재료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고통의 길’을 걸어가면서 소비자를 생각한 칠갑농산은 고난과 역경을 성장의 디딤돌 삼아 앞으로도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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