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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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코로나19'발 인천공항 면세점 4기 입찰 잇단 유찰 속 글로벌 최대 화장품·향수 사업자 신라면세점이 재연장 종료와 함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매장을 접었다. 유찰 매장 중 가장 넓다. 

통상 화장품·향수 매장은 면세점업계 꽃으로 불리며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품목이어서 코로나 사태 여파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전대미문 코로나 사태를 맞아 글로벌 각국이 규제 완화를 통해 자국 면세시장, 사업자 숨통 틔워주기에 나서면서 면세 한도 상향 등 국내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지원 전략들이 나와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 3대 공항 화장품·향수 매장 동시 운영으로 글로벌 최대 화장품·향수 면세사업자가 된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28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335평(1106㎡) 규모 화장품·향수 구역에서 철수했다. 

이달 1일부터 중소·중견 경복궁면세점까지 가세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롯데와 신라가 운영하던 주류·담배 DF3·DF4 구역을 커버하고 있지만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던 가장 큰 화장품·향수 DF2 구역은 문을 닫은 것이다. 

인천공항 T1 화장품·향수 매장을 접더라도 신라면세점이 유일하게 아시아 3대 공항 화장품·향수 매장 동시 운영 화장품·향수 분야 글로벌 최대 사업자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아시아 3대 공항 신라면세점 화장품·향수 매장은 지난 2018년 1월 문을 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약 635평(2100㎡) 매장(~2022년 1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2024년 9월), 내년 9월 사업권이 만료되는 창이국제공항 매장이 있다. 

문을 닫은 T1 화장품·향수 매장도 재입찰을 통해 신라면세점이 다시 운영할 수도 있다. 인천공항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임시 확대 운영 중인 매장도 재입찰을 통해 새 특허 심사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 임시 확대 운영 기한은 올해 12월까지"라며 "입찰 재개해 사업자 낙찰까지 그 사이 공백이 없게끔 한다는 취지다. 새 특허 심사자가 결정되면 그 즉시 반환하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단지 새 특허 심사자로서 신라면세점이 T1 화장품·향수 매장을 다시 운영한다손치더라도 내년 하반기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제1~4 여객터미널 화장품·향수 매장 사업권이 종료된다. 

재운영하지 않는 이상 3대 공항 동시 운영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놔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과 2021년이라는 2년을 마음껏 운영도 못해 보고 내놓게 된 것이다. 

신라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 발발 전인 2019년까지 2017년부터 매출액은 1조원씩 꾸준히 늘어 2019년 5조 7173억원대로 성장해왔다. 2017년 730억원대였던 영업익은 해마다 1000억원 단위씩 급증해 2019년 2958억원 가량이었다. 

이러던 것이 지난해 1분기부터 영업손실 670억원 가량으로 적자 전환했다. 임대료 감면을 해주면서 200억~350억원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매출은 반토막 상태다. 

이는 비단 신라면세점만의 상황은 아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 3분기까지 매출 2조 8143억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 5조 3979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전년 2037억원 가량이던 영업익은 4632억원 영업손실을 입었다. 

중국 정부 지원에 힘입어 올 들어 중국 면세점 기업 CDFG는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2019년 글로벌 2위, 3위를 차지하며 1위 고지를 바라보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각각 3위, 5위로 주저앉았다. 

국내도 면세품 내수 판매 허용, 3자 국외 반송 연장, 특허수수료 감면 등을 지속해왔지만 이같은 한시적인 지원을 넘어 근본적인 업계 활로를 모색하면서 국내 면세시장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업계는 "면세 한도를 높이면 내국인 면세 소비 갈증을 해소하고 글로벌 업계 경쟁력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내국인 600달러 면세 한도 상향부터 풀어주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가 혜택을 준 부분도 면세 규제다. 지난해 7월부터 하이난 면세점 연간 내국인 면세 한도는 기존 3만 위안, 한화 515만원 가량이던데서 10만 위안으로 3배 뛰었다. 아예 없던 제도도 만들었다. 중국 자국민이 하이난을 다녀오고 6개월 동안 인터넷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국내도 그동안 입국장 600달러 포함 기존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상향된 출국장 등 입출국장 면세점 구매 한도는 5600달러까지 확대돼왔다. 하지만 면세 한도는 600달러 그대로다. 제주도 내국인 면세점도 면세 한도는 600달러, 연간 6회로 제한돼 있다. 

업계는 "입출국객이 동결돼 할 수 있는 게 거의 아무 것도 없는 사상초유 항공, 관광, 면세시장 상황 속 정부도 초유 대책을 내놓으며 지원, 대응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국내만 처음일 뿐 단지 글로벌 각국도 시행하고 있는 여러 규제를 풀어주는 실험 아닌 실험도 나서줬으면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어 "언젠가 코로나 사태도 마무리될 텐데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지는 게 아니라 앞설 수 있는 계기가 이참에 꼭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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