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이달 중순경 예비 입찰을 앞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유통업계 내외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작 인수 당사자로 거론되는 유통기업들보다 이에 쏠리는 외부 기대의 시선이 뜨겁다. 

인수 즉시 단번에 온오프라인업계 가릴 것 없이 사활을 걸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헤게모니를 거머쥘 수 있는 키로 주목되면서다. 

성장세가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만성 적자 이커머스업계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지속해온 업계 선두인 데다 거래액만 2019년 기준 19조원 가량이다. 지난해 기준 15년 연속 흑자다.

현재 이커머스 양강으로 올라선 네이버와 쿠팡 연간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 거래액은 22~24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기업은 단숨에 승자 독식판인 이커머스업계 3강 구도를 이루게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수 후 거래액만 본다면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오프라인 유통 그룹 각 사와 이베이코리아 사업 모델, 전략적인 시너지 측면에서 본다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그룹 공식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해 거래액 7조 6000억원, 신세계 온라인 SSG닷컴 3조 9000원 가량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거래액만 롯데 27조원대, 신세계는 23조원대로 뛰어오른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에서 보면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기존 이베이코리아와 온라인 사업 모델, 전략이 크게 달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 중인 옥션과 G마켓, G9는 오픈마켓으로 판매자와 판매 상품 품질을 100% 보장할 수는 없다는 내재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한 마디로 상품 구색은 다양해지나 오픈마켓 맹점은 상품 품질 관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롯데온은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하이마트, 홈쇼핑 등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 부문을 통합 출범한 이후 오픈마켓을 일부 수용, 상품군 확대에 나서긴 했지만 '온픽 지수' 등 자체 품질 기준을 적용해 어느 정도 상품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롯데온 내부에서도 오픈마켓 상품과 계열사 상품은 판매, 관리 전략이 다르다. 

무엇보다 백화점과 홈쇼핑 등 계열사별로 취급 상품군, 관리 상황이 다르다. 그 중에서도 백화점 명품, 특히 코로나 사태 속 면세점 재고 면세품도 롯데온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브랜드 명품만 보더라도 정품 명품을 취급하는 롯데온과 병행 수입품을 취급하는 일반 오픈마켓 시스템과 수익 모델, 전략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위메프, 티몬, 11번가, 인터파크 등 온라인 오픈마켓 기업들은 백화점 입점을 선호하는데 백화점이 입점하면 철저한 상품 관리와 고객 관리로 다른 어떤 입점사보다 입점으로 인한 이미지 동반 상승을 꾀할 수 있어서다. 그만큼 백화점 등은 관리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4일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오프라인 전통 유통 그룹사들도 이베이코리아 투자설명서(IM)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사자로 거론되는 롯데나 신세계, 이베이코리아보다 오히려 외부에서 이커머스 시장 구도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투자설명서를 받았다고 해서 입찰에 반드시 참여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는 투자설명서 수령을 공식화하지 않았고 신세계는 설명서는 받았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인수가 더 필요하냐는 둘째 치고 기업 문화나 지금까지 행보를 본다면 롯데보다는 신세계가 인수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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