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11일경 뉴욕 증시 상장을 예정한 쿠팡 앞에 놓인 길은 결코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투자 지속과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 자금 확보를 위한 상장으로 받아들여졌던 만큼 각종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다면 외려 급격한 기업 가치 하락 등 상장으로 인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리 적절한 대처에 나서야 기업 가치 상승과 함께 자금 확보라는 소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이 당초 상장 목적 달성엔 현재 부각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 희망 공모가격 범위를 27~30달러선으로 정하고 공모를 통해 36억 달러, 한화 약 4조원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행 주식 수 기준 기업 가치는 최대 510억 달러, 한화 약 57조원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신청서류에서도 밝혔듯이 국내 쿠팡과 계열사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 공정거래법에 따른 정보 공개 등은 투자 위험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기업 활동에 제재가 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오는 5월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향후 쿠팡도 지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장과 이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단지 올해 공정위는 지난해 쿠팡 경영실적을 확인할 수 없어 지정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힌 상태다. 

현행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고 주식 소유 현황, 특수 관계인과 거래 현황 등 공시 의무 부여 등 불공정거래 행위 제재가 더욱 강화된다. 

2019년 기준 쿠팡 총자산은 3조 616억원이다. 업계는 물류센터 확대와 함께 물류센터 등 부동산 가치 상승, 계열사 확대 등으로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잇따르는 배송 기사 사망 사건 등 노동 이슈도 리스크다. 쿠팡이 덩치를 키운 직접적인 계기는 '코로나19'발 온라인 주문 증가다. 이는 동시에 '쿠친' 등 배송 기사 물량 확대로 이어졌고 과로사로 볼 수 있는 직고용 배송 기사 사망 사건이 최근까지 1년 동안 5명이나 있었다. 

이달에도 쿠팡 서울 송파1캠프 이모 씨가 사망했다. 택배연대노조 등은 심야 배송이 과로사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노동자 잇단 사망은 쿠팡의 근로 환경 문제를 드러내는 부분일 수 있고 반복되는 산재는 결국 쿠팡 기업 가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내년 초면 경영 책임자 형사처벌 등을 포함해 강화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도 시행된다. 

이외 잊어버릴만하면 등장하는 쿠팡 '짝퉁' 논란 등 소비자 피해 관련 사안도 있다. 그동안 배송 등 물류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워온 쿠팡이 상품 관련 잦은 소비자 불만, 그리고 이로 인한 규제 등 부정적 이슈로 경영 활동이 위축 받기 전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마켓 상품 품질 관리와 관련해 논란을 불러온 부분 등에 대해 자정적 성격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지금껏 국내 시장에서 승자 독식을 향해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덩치를 키워올 수 있었다. 

이제부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엔 최대 기회가 돼준 '코로나19'발 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이를 발판 삼은 뉴욕증시 상장은 양날의 검일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국내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쿠팡은 이미 2019년 업계 견제로도 볼 수 있는 배달의 민족, 위메프, LG생건 갑질 신고 등에 직면한 경험이 있다. 더욱 본격적으로 공정위는 내년 오픈마켓 갑질을 막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시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동시에 국내는 짝퉁뿐만 아니라 사기 등 소비자 보호 등과 관련해 이커머스 플랫폼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공정위는 내달 14일까지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안 입법 예고에 나선 상태다. 

'중개자 고지 면책' 제도를 없애 입점사와 플랫폼사가 연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한 것이다. '코로나19'발 비대면 거래 증가와 맞물려 온라인 거래 소비자 피해와 관련해 플랫폼 사업자 책임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또 기업 가치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쿠팡은 상장과 동시에 기업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업계는 "상장 후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하는데 쿠팡으로선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쿠팡 기업 활동에 전면 제동이 걸리다시피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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