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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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에스알)타임스 이호영 기자] 주류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수제맥주 시장이 '코로나19'로 양극화하면서 업계 선두 업체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맥주 등 업계 상위 10개사는 물량 폭증 대응에 나섰고 이외 소규모 사업장은 '코로나19' 영업 제한 등으로 매출 최대 90%가 사라져버린 상태다. 이들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온라인 판로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수제맥주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 상반기 내 코스닥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예비심사에서 제주맥주는 2017년 론칭 후 4년 동안 가파른 성장성과 이에 기반한 시장성, 동시에 수제맥주업계 처음 국내 5대 편의점에 입점한 대중성, 국내 맥주 시장에 선보인 제품 혁신성 등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난 한 해 제주맥주는 연매출 약 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동기 대비 가정 채널 매출은 3배 가량,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유흥 채널 매출도 약 1.3배 늘기까지 했다. 

올해 1분기 내 제주 양조장 증설을 완료하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증설 후 제주맥주 연간 맥주 생산량은 2000만 리터 수준으로 초기 생산량 약 300만 리터 규모 대비 3년 만에 6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롯데칠성음료와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 리딩 파트너십을 체결, 물량 급증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간 제주맥주와 업무 협조를 통해 수제맥주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제주맥주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에 대응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은 맥주를 원활히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호황은 제주맥주·카브루·플래티넘맥주·세븐브로이·어메이징브루잉 등 업계 상위 10개사에 국한한 상황이다. 

제주맥주 등 이들 상위 업체 배경엔 성장세를 지속해온 수제맥주 수요가 영업 제한 등으로 영세 사업장 판매가 막히면서 해당 수요까지 몰린 탓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2018년까지 3년 간 2배 급성장, 최근 5년간 해마다 20~30%씩 신장하면서 1000억원대 시장이 됐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2024년까지 수제맥주 시장은 3000억원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수제맥주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이나 마트 등 소매 진출 경우 10개 업체 정도를 빼고는 소규모 사업장들은 최소 수량을 맞출 수 없다"며 "최소 수량 20만캔 가량이 되는데 이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동화 시스템을 구비하려면 최소 1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그럴 여력이 있는 몇 개사만 소매에 진출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종량세 시행으로 수제맥주업계 소규모 사업장들도 '코로나19' 사태 전엔 2020년 7~9월경이면 억 단위 비용이 들더라도 자체 생산공장 설비를 갖추고 소매점 진출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반 자체가 생맥주인 영세 사업장은 영업 제한으로 매출이 50%, 많게는 90% 급감해버린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된다고 해도 영세 사업장 대부분 관광지에 위치, 관광에 기반을 둔 업체들이 많은 상태여서 회복까지 고충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종량세 도입 당시 뒀던 2년간 생맥주 주세 경감 유예 기간이 올해로 종료, 세금 인상이 예상되면서 소규모 사업장 부담 요인은 여전한 상태다. 

당초 정부는 연착륙을 의도했지만 연착륙은 커녕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영세 사업장은 생사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수제맥주업계는 "제주맥주뿐만 아니라 소매점에 진출한 10개사 매출은 지난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10개사라도 잘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단지 수제맥주시장을 위해 코로나 사태 직격타를 입은 소규모 사업장 판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온라인 판로 확보는 소규모 영세 업체에 온라인 판매를 전면 허용해주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사업장도 꽤 만은데 온라인 판매할 수 있도록 전통주로 넣어주거나 2가지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온라인 판매는 소매점 입점과 달리 생맥주 기반 소규모 업체가 수동 패키징으로도 감당할 수 있다. 수제맥주업계는 "온라인 소매는 단위가 작아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바로 수동으로 패키징해 판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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