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500대 기업 수, 매출액, 매출비중 모두 감소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2020 Fortune Global 500’을 바탕으로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글로벌 기업 수, 매출액, 매출비중 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2020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수는 총 14개사로 2019년 16개사 대비 2개사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2019년 119개사에서 2020년 124개사로 5개사 증가하였고, 일본은 52개사에서 53개사로 1개사 증가했다. 미국은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되어 있는 기업이 2019년과 2020년 모두 121개사로 동일했다.
글로벌 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의 매출액은 2019년 9,094.2억 달러에서 2020년 8,004.1억 달러로 12.0% 감소했다. 미국은 2019년 9조4,024.8억 달러에서 2020년 9조 8,063.0억 달러로 4.3% 증가했고, 중국도 7조9,149.1억 달러에서 8조2,949.3억 달러로 4.8%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은 3조1,291.3억 달러에서 3조1,241.3억 달러로 0.2% 감소했다.
한국 기업의 매출액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0년 2.4%로 0.4%p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28.8%→ 29.5%)과 중국(24.2%→ 24.9%)은 각각 0.7%p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은 9.6%에서 9.4%로 0.2%p 감소했다.
국내 기업의 순위 하락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14개사 중 전년보다 순위가 하락한 기업은 10개사였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2019년 15위→ 2020년 19위) ▲SK(주)(73위→ 97위) ▲포스코(171위→ 194위) ▲LG전자(185위→ 207위) ▲한국전력(193위→ 227위) 등이었다. SK하이닉스(2019년 335위), LG화학(2019년 490위)은 2019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으나, 2020년에는 제외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경쟁사인 애플에 순위 역전(애플 9위, 삼성전자 13위)을 허용한 이후 2020년 현재 순위 격차가 7단계(애플 12위, 삼성전자 19위)로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포스코도 2017년 주요 경쟁사 중 2위 자리를 바오우(중국)에 뺏긴 후 2020년 현재 3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4위인 니폰스틸(일본)과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3위 수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전년 대비 순위가 상승한 기업은 4개사로 ▲현대차(94위→ 84위) ▲현대모비스(393위→ 385위) ▲KB금융(434위→ 426위) ▲CJ(463위→ 437위) 등이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00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이 10개사에 불과했던 중국은 2004년 15개사로 한국을 추월했고, 2012년에는 73개사로 일본을 추월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24개사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미국은 2000년 179개사, 2005년 176개사, 2010년 139개사 등 감소 추세를 보였고, 일본은 2000년 107개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이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으나 2005년 81개, 2010년 71개 등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2년 68개로 중국에 추월을 허용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 등을 개선하여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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