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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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반기업 최초로 사회적채권 발행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SK하이닉스가 4400억원 규모의 원화사채를 사회적채권으로 발행한다고 7일 밝혔다. 국내에서 일반기업이 사회적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는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10억달러 규모의 환경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번에 사회적채권을 발행하면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사회적채권에 최고등급인 SB1을 부여해 회사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사회적채권에는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9,6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이에 회사는 2,800억원 수준으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4,400억원으로 늘렸다.

사회적채권은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사회 인프라 구축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ESG 채권 중 하나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회적채권은 공기업과 금융기업만 발행했고, 일반기업은 환경채권 또는 환경채권과 사회적채권이 결합된 지속가능채권만 발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사회적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취약계층, 지역사회, 장애인 지원을 위한 '기초 인프라 서비스 제공'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중견기업 금융 및 고용지원' △산업재해 예방 시설투자 및 안전∙보건 분야 지원을 위한 '산업재해 예방' 활동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양형모 SK하이닉스 재무관리담당은 "ESG 경영을 강화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투자자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 사회적채권의 발행이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존의 활동을 강화하고 새로운 활동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사회적채권 4,4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1,800억원의 원화사채를 발행했다.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SRI) 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적 이득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말한다. 또한 발행자와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ESG채권, Thematic채권, 사회공헌 채권이라는 용어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중 녹색채권(그린본드)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사회적채권(소셜본드)은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지속가능채권은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사회책임투자채권에 대한 국제 기준으로는 국제자본시장협회(International Capital Markets Association, ICMA)에서 발표한 녹색채권원칙(Green Bond Principles, GBP), 사회적채권원칙(Social Bond Priciples, SBP),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Sustainability Bond Guidelines, SBG), 국제기후기구(Climate Bond Initiative, CBI)에서 발표한 기후채권기준(The Climate Bond Standards, CBS) 등이 있다. 국내는 녹색채권에 대한 국내 최초 안내서인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이 2020년 12월 마련됐다.

사회책임투자채권 발행절차는 일반적인 채권 발행절차와 유사하나, 사회책임투자채권으로서의 특성을 반영한 절차가 추가된다는 점에서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자금의 용도(Use of Proceeds)’, ‘프로젝트 평가 및 선정 절차(Process for Project Evaluation & Selection)’, ‘자금의 관리(Management of Proceeds)’, ‘사후 보고(Reporting)’ 등의 핵심 내용이 관리체계에 포함된다.

이 같은 사회적 채권 발행 추진은 '더블보텀라인(DBL)'을 바탕으로 한 SK그룹의 ESG경영 철학과 관련 있다.

더블보텀라인은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함께 추구하는 경영 방식이다. 경제적 성과, 즉 순이익만을 계산하는 ‘싱글보텀라인'에서 사회적 성과를 더한 말이다. 

SK는 '더블보텀라인 추구'를 통해 전체 계열사와 함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또 2015년부터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도입했다. SPC는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이에 비례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다. '착한 일을 하는 기업에 보상을 부여하면 기업은 재무안정성을 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회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최태원 SK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제도다. 

처음 SPC가 도입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참여기업들은 총 1682억원에 달하는 사회 성과를 냈고 인센티브로 339억원을 받았다. 참여 기업당 연평균 매출액은 첫 해 16억1,000만원에서 지난해 17억원으로 늘었고 연평균 사회성과는 기업당 2억4,000만원에서 3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밖에도 SK그룹은 계열사별 특성과 노하우를 반영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사회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SK주식회사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0년 상장기업 ESG평가등급'에서 환경부문 A, 사회부문 A+, 지배구조부문 A+, 통합등급 A+를 받았다. 

올해 SK는 SK그룹 경영관리 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14차 개정에서 SK 경영의 지향점을 '지속 가능한 구성원 행복'으로 정립했다.

SK는 기업을 구성하는 주체인 구성원의 행복이 VWBE(자발적, 의욕적 두뇌활동)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수펙스(SUPEX)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펙스는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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