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홈플러스 노조원이 대주주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나가라"며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SR타임스
▲8일 홈플러스 노조원이 대주주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나가라"며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SR타임스

[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대형마트업계는 장기 불황과 업태 간 경쟁 심화, '코로나19' 사태까지 최악 업황 속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단지 홈플러스는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리 비효율 점포뿐만 아니라 지역 매출 1위 등 알짜 매장 위주로 폐점 매각에 나서고 있다. 

왜 그럴까. MBK 등 경영진은 실적 부진 개선과 운영 유동성 확보를 내세우지만 홈플러스노조가 보기에 이유는 딱 하나다. 대주주가 사모펀드여서다. 통매각 전 돈 되는 것부터 챙기려는 '먹튀' 사모펀드 전형적인 행보라는 것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위원장 주재현)는 홈플러스 지속 성장은 커녕 조각 내 팔아치우기에 급급한 대주주 MBK파트너스와는 홈플러스 미래가 없다며 쫓아내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8일 밝혔다. 

홈플러스가 제대로 된 새 주인을 찾기까지 알짜 매장 쪼개기 매각을 막아 업계 2위 홈플러스를 온전히 지키고 2만 직원 고용 안정을 위해 MBK 구축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대로는 빈껍데기만 남은 채 버려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홈플러스노조 매각 반대에만 초점을 두면 일견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마트업계 구조조정을 막는 행보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동안 이같은 시각에서 유통업계는 "적자 키우는 점포 정리마저 마음대로 못 한다"며 유통법 규제에 맞먹는 리스크로 노조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노조는 부실 점포 정리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사업 성장에 초점을 두고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지만 MBK는 홈플러스를 이용해 주머니 채우기에만 혈안인 것으로 판단되면서다. 마트사업 개선 등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MBK는 지난해 점포 매각 대금으로만 약 1조 5000억원 가량을 수중에 쥐었지만 인수 빚 갚는 데 모두 썼다는 것이다.

매출 상위권 매장 잇단 정리야말로 홈플러스노조가 MBK가 더 이상 홈플러스를 키울 의지도, 계획도 없다고 보는 이유다. 

이날 홈플러스노조에 따르면 MBK 등 경영진은 지난해 안산점과 대전지역 둔산점과 탄방점, 대구점에 이어 올해 3월에도 부산지역 매출 1위, 전국 매출 5위권 매장 홈플러스 가야점 폐점 매각 계획을 밝혔다. 

알짜 매장 폐점 매각은 이처럼 가야점까지 5번째다. 실적 부진으로 폐점 정리한 대구스타디움점까지 치면 6번째 매각이 진행 중인 셈이다. 

홈플러스노조는 "MBK는 장사할 생각이 없으니 어떤 투자도 없는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업계 최고 자리를 두고 무한 경쟁에 돌입한지 오래지만 이 가운데 홈플러스는 없다"고 했다. 

주재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MBK를 반드시 쫓아내겠다, 우리 손으로 홈플러스를 지키겠다고 선언하고 투쟁을 시작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 2위던 홈플러스를 지금까지 MBK가 어떻게 망가뜨려왔는지, 멀쩡한 기업을 작살 내고 일하는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고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지 보라"며 "이를 더 이상 가만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규제 없이 안하무인 활개쳐온 사모펀드에 입 닫고 있는 정치권에도 투쟁의 칼끝이 향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투쟁 선언에 이어 홈플러스노조는 MBK 앞 점심 실천투쟁을 시작한다. 전국 전지회는 일제히 매장 투쟁에 들어선다.

2만명 가량의 홈플러스 직원 가운데 홈플러스 노동조합원은 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4000명, 홈플러스 일반노조 약 1100명, 한국노총 홈플러스지회 800여명 가량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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