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본사 'T타워' ⓒSK텔레콤
▲SK텔레콤 본사 'T타워' ⓒSK텔레콤

- SKT, 투자회사와 사업회사 인적분할

- SK하이닉스, 중간지주사 자회사로…신규 투자 용이해져

- 투자형 지주사 표방 SK, 핵심사업 투자 재원 필요

- 시총 100조 SK하이닉스, 그룹 지주사 SK 자회사로 편입 가능성 높아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SK텔레콤이 투자형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면서 그룹 사업 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중간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신규 투자에 걸림돌이 되어 왔던 100% 지분 소유 규정에서 벗어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신설 중간지주사가 그룹 지주사 SK와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회사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을 추진한다고 전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분할안은 통신 부문과 신사업 부문으로 자회사를 정리하는게 골자다. 존속법인인 AI & Digital Infra 컴퍼니(가칭)에는 통신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SK브로드밴드 등이 위치할 예정이다.

신설 법인인 ICT 투자전문회사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이 편입된다. 신설법인은 중간지주사로 전환되며, 반도체를 위시한 신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한다. SK텔레콤은 인적 분할 후 원스토어, ADT캡스 등의 IPO도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명은 미정이며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연내에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되면 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신사업 추진도 한결 용이해진다. 공정거래법에는 손자회사가 타 법인 인수시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배구조상 그룹 지주사인 SK의 손자회사 단계에 위치해 신설 법인 인수 등 신규 투자에 제약을 받아왔다.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사가 설립되면 SK하이닉스는 중간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면서 앞선 규정에서 벗어난다.

업계에서는 신설 투자회사와 그룹 지주사 SK와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시가총액 100조원대의 거대기업 SK하이닉스가 그룹 차원의 투자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지주회사는 특정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아닌, 그룹 정점에서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를 주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SK는 지난 2017년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 왔다.

최근에는 SK바이오팜 지분 11%을 매각하면서 1조1,162억원의 수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SK는 올해 추진할 4대 핵심 사업으로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장동현 SK사장은 올해 주총 직후 가진 온라인 간담회에서 "5년 내 46조원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어긋나는 사업은 줄이고, 투자회사 상장이나 소수 지분 매각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외부 투자 파트너로부터 자금 유치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SK 자회사로 편입되면 배당이나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이점을 직접 얻을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는 SK와 신설지주사 간 합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와 합병 시 SK 최대주주의 지분희석 가능성도 부담스러우며, SK 텔레콤의 높은 외국인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 합병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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