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본사 ⓒ한화
▲한화그룹 본사 ⓒ한화

- 김 회장 세 아들 지분 100% 소유한 에이치솔루션 승계 핵심

- 에이치솔루션, (주)한화 지분 늘려

- 자회사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참여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후계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계 작업 중심에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최근 (주)한화 지분을 매입하고, 한화시스템 유상 증자에 참여하는 등 기업 가치 올리기에 한창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공식 복귀하면서 그룹 승계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승계작업의 핵심은 에이치솔루션이다. 에이치솔루션의 이전 사명은 한화S&C다. 시스템 통합·관리(SI) 사업을 하던 한화S&C는 지난 2017년 SI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존속법인을 에이치솔루션으로 바꿨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 회사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50%를 보유하고 있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삼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각각 25% 보유 중이다.

▲한화그룹 지분도(2020년 5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한화그룹 지분도(2020년 5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한화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최정점에 (주)한화가 위치해 있고, 아래 한화솔루션(37.25%), 한화생명(18.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건설(100%) 등이 늘어선 구조다. 김 회장은 (주)한화 지분을 22.65% 소유하면서 그룹 전체를 통솔한다. 세 아들의 (주)한화 지분은 김 사장이 4.44%, 김 전무와 김 상무보가 각 1.67%씩 총 7.78%에 불과하다.

그룹 승계를 위해서는 (주)한화의 지분을 획득하는 것이 필수다. 한때 업계에서는 세 아들의 지분이 높은 에이치솔루션과 (주)한화를 합병하는 안이 유력하게 점쳐졌었다.

하지만 이 경우 합병 비율에 따른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리스크가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에도 합병 비율 문제로 논란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에이치솔루션이 (주)한화의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합병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넓히는 방식이 아닌 정공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초까지 (주)한화 보통주 74만3,607주(0.99%)를 사들였다. 에이치솔루션이 가진 (주)한화 지분은 5.19%로 높아졌다. 에이치솔루션이 (주)한화 지분을 매입하면 자연히 세 아들이 행사할 수 있는 그룹 지배력도 커진다.

지난달 30일에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1,573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의 2대 주주다.

한화시스템은 앞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향후 3년간 위성통신 신사업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 사업에 4,500억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2,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이유로 승계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한화시스템이 신사업 투자로 기업 가치가 커지게 되면 2대 주주인 에이치솔루션 역시 가치가 높아져 (주)한화 지분 매입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연내를 목표로 추진중인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도 에이치솔루션의 가치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수다. 한화종합화학의 지배구조는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으로 이어진다. 한화종합화학의 가치 증가는 에이치솔루션 가치 증가로 이어진다. 

한화종합화학은 올 초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을 선정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가치를 3조~5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올 초 주관사가 선정돼 상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확정된 날짜는 없지만 올해 상장을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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