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스프레소가 운영하는 콴다 앱은 에듀테크 앱의 성공사례로 불린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갈무리
▲ 매스프레소가 운영하는 콴다 앱은 에듀테크 앱의 성공사례로 불린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갈무리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오프라인 개학과 학원 수강이 어려워지면서 수혜를 보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 과목 문제 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콴다 앱을 운영하는 매스프레소다. 중고생 3분의 1이 이용한다고 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들은 문제당 일정 금액을 내거나 일정 기간 무제한 요금으로 필요한 문제를 찍어서 올리면 해설을 제공받을 수 있다. 명문대생 중 선발된 멘토들이 문제를 풀어주고 보상금으로 코인을 받는 방식이다.

멘토들은 문제당 현금 500~800원 정도의 코인을 받는다. 이는 일정 금액 이상이 쌓이면 현금으로 인출할 수도 있고, 문화상품권이나 다른 기프티콘으로 바꿀 수도 있다.

중고등학생은 학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생들은 틈나는 시간에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용돈 벌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콴다 측은 인공지능(AI)이 문제를 푸는 혁신 스타트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생 멘토들이 직접 필기로 문제를 풀어 답변을 사진 찍어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 콴다는 252억원이 넘는 투자금액을 유치했다. ⓒ 더브이씨 갈무리
▲ 콴다는 252억원이 넘는 투자금액을 유치했다. ⓒ 더브이씨 갈무리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는 250억원이 넘는 투자금액을 유치할 만큼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메가스터디를 비롯한 대형 교육 기업도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콴다가 선점한 업계 1위 자리는 공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콴다에 질문답변 서비스를 제공해온 대학생들은 노동 강도에 비해 '열정페이'를 강요 당하는 것도 모자라 정당한 서비스 대가도 지급받지 못했다는 하소연을 내놓고 있다. 한 예로 학생들의 질문은 10분 안에 풀이를 제공해야 한다. 시간을 넘기면 받는 보상금도 줄어든다. 또한 학생이 추가 질문에 답변해야할 의무가 있다. 이 같은 답변을 게을리 하면 학생은 보상 지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 고작 수백원을 벌려고 하루 내내 추가 질문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내는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콴다가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때문에 각종 핑계로 학생들에게서 받은 서비스 대금을 대학생 멘토들에게 지급하지 않는 배짱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 대응 방법을 알지 못해 소액 금액을  포기해버리고 말아버리는 대학생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콴다에 답변을 제공하는 이들이 이용하는 '콴다선생님' 앱의 이용 후기에는 이 같은 불만과 호소가 가득했다. 대학생 A씨는 "오랜만에 들어갔더니 전에 모아둔 코인이 전부 다 없어지고 더 이상 앱을 사용할 방법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제가 모은 금액은 어떤 형태로든 남아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썼다.

▲ 그동안 쌓아온 보상금이 사라졌다고 호소하는 대학생 멘토 ⓒ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 그동안 쌓아온 보상금이 사라졌다고 호소하는 대학생 멘토 ⓒ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B씨도 "이전 코인이 다 사라지고 0원이 되버렸다"고 썼다. C씨는 "열심히 답변해서 코인을 모으면 운영진이 강제 탈퇴시켜서 그동안 모아둔 코인을 없애고 재가입을 못하게 막는다"면서 "기껏 코인 모아뒀더니 운영진이 강제 탈퇴 해놓고 내가 탈퇴했더니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강제탈퇴는 문제 풀이의 내용이 콴다 측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활동을 중지하는 조치다. 콴다 측은 통보한 그날 안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그동안 쌓아온 일체 보상금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운다. 그 뒤 아이디를 삭제해 활동을 금지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가이드라인에 벗어난 답변과 벗어나지 않는 답변의 경계가 명백하지 않은데도 그동안 쌓인 일체 코인을 지급하지 않는 불합리한 방침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들여온 시간과 노력마저 물거품으로 만들고 이의 제기 조차 수용하지 않는 이 같은 콴다 측에 대학생들은 분통이 터진다는 입장이다. 콴다 측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질문을 올린 학생들에게 금액을 반환하는 경우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대학생 멘토에게 지급할 돈을 콴다 측의 매출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매스프레소 측은 이용자들의 해명 요구를 상당수 답하지 않은 상태로 두고 있다. 왜 코인이 0이 됐는지 설명하라는 D씨의 요구에는 "서버부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개발팀에서는 해당 오류에 대한 근본적 원인과 대책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만 답변하고 보상 대책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 콴다 측은 대학생들이 입은 피해 보상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 콴다 측은 대학생들이 입은 피해 보상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 콴다 측의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자 자신을 매스프레소 직원이라고 밝힌 E씨는 "콴다 측은 멘토들과 원만한 관계를 위해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일방적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혁신을 자처해온 스타트업이 수익을 낼 방법을 찾지 못하자 결국 세상 물정에 무지한 대학생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콴다 문제는 플랫폼 노동의 특성을 여실히 담고 있다. 엄연한 노동이지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고용 계약이 아니다. 단순히 이용자와 회사 간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계약일 뿐이다. 계약 내용 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민사 소송을 걸라는 식이 될 수 밖에 없다. 노동청도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플랫폼 노동자 시대를 위한 새로운 노동법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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