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최근 등기이사, 의장직을 전격 내려놓으면서 책임 경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창업자 등기이사 등 사임 결정은 이달 11일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됐다는 점에서 이번 덕평물류센터 화재 책임 회피 논란은 비껴나 있다. 

단지 핵심은 책임 경영 논란이 이번 화재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말 많고 탈 많은 쿠팡 사업 전반에 걸쳐 앞으로 예상되는 법적 책임을 피하려 했다는 논란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2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특히 김범석 창업자 등기이사 사퇴는 향후 사업 확대와 맞물려 규제 강화가 예상 되는 상황에서 서둘러 손을 떼 사실상 법적 책임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등기이사,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김 창업자 입장에 대해 시장에서는 "사실 쿠팡은 출자 구조 때문에 형식상 미국에 IPO한 것"이라며 "상황이 이런데 글로벌 경영을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김 창업자 행보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거둔다기 보다는 각종 논란의 책임을 벗으려는 꼼수라고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등기이사가 아니면 직접적인 법적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과거 10대 재벌을 보더라도 실질적인 지배를 다 누리면서도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법적 책임은 피했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한 5조원 2000억원대 조달 자금은 누적 적자 상계가 아닌 국내 재투자,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면서 시장에 다시 한번 반향을 일으켰다. 

실제 최근 쿠팡은 지난 2월 상장 후 최근까지 전북(1000억원)·경남(3000억원)·충북(4000억원)·부산(2200억원)까지 물류센터만 누적 투자금액만 1조원을 넘어서는 등 확장세가 무섭다. 이미 조달 자금의 5분의 1 가량을 투자로 가시화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이번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뿐만 아니라 잇단 배송기사 사망에 이르기까지 노동 등 물류 관련 많은 분야에서 잡음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외 쿠팡은 배달앱 쿠팡이츠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 각종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치고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도 확보했다. 이번 중계로 OTT 서비스 시장 점유율 확대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쿠팡이츠도 공정위가 배달의민족과의 결합 심사에서 요기요 매각을 요구한 6개월 전 미미했던 점유율 대비 배달앱 시장에서 이제는 요기요와 2위를 다툴 정도로 점유율을 키운 상태다. 동시에 배달 라이더 등과의 갈등도 빈번하다.

앞으로 온라인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고 공정위는 올해 쿠팡을 대기업 집단에 지정하면서 검은 머리 외국인엔 적용할 수 없는 현재의 총수 동일인 지정 제도를 손보겠다고 나선 상태다. 

김범석 창업자 사임에 이어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는다. 

이들 선임 표면상 이유는 전문성 강화이지만 경영 전반 실제 주요 의사 결정 지위와 동시에 등기이사 법적 책임도 함께 넘겨 지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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