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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성장·저출산·고령화 고착”

- “해외시장 성장 잠재력 판단”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보험사들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저성장·저출산·고령화가 고착되면서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동남아 국가 등이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있고 여타 국가들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 위험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미국·유럽·중국·베트남 등 9개국에 걸쳐 해외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 등 투자사들과의 지분 제휴를 통해 자사 중국법인을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본사가 해외법인을 설립해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현지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방식으로 전략 수정을 단행한 것이다. 텐센트의 12억명에 달하는 고객과 견고한 IT(정보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온라인 개인보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현재 미국·일본·중국 등지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전체 해외점포 수입보험료는 2006년 약 391억원에서 지난해 약 2,967억원으로 14년 만에 7.6배 성장했다. 중국의 경우 북경 소재 현대해상 법인과 현지 유력 기업들과의 합작를 통해 중국 현지사업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추후 베트남·인도 등 동남아와 유럽까지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7월 들어 새롭게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베트남 해외법인은 현지당국의 설립 인가를 획득한 후 내년 본격적인 영업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생명보험업 신규 설립 인가는 2016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한국계 생명보험사의 경우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미래에셋생명도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해 있다. 합작법인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베트남 현지 생명보험업계 10위 규모의 회사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수입보험료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베트남 대형은행 중 하나인 NCB은행과 단독 제휴를 맺는 등 방카슈랑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해외사업의 전초기지로 중국과 태국에 교두보를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 진출한 중국합작사 ‘중은삼성’과 1997년 태국에서 시작한 ‘삼성생명(태국법인)’은 최근 사업 안정화 단계를 넘어서 성과 창출의 단계로 진입했고 삼성생명은 설명했다. 중국 생명보험 시장은 2020년 업계 총 수입보험료 640조원으로, 직전 6년간 연평균 15% 성장을 실현하고 있는데, 시장규모 대비 성숙도가 낮아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생명은 미국에 ‘CVC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CVC는 일반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재무적 목적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적이 뚜렷한 투자 형태로 볼 수 있다. 다만 미 CVC는 설립 계획만 이사회 등에서 정한 상태로 법인명과 자본금 등은 정해지진 않았다. 또 지난 2009년 한화생명이 설립한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시장점유율 3%(수입보험료 기준)를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미얀마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미얀마의 잠재 파트너사들과 협의하며 생명보험 합작법인을 설립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재사무소에서 본격적으로 보험 판매를 시작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험사 해외진출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로 보면 될 것”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선 저금리‧저출산‧저성장 등 ‘3저’의 늪에 빠진 보험사들은 수익성 증진을 위한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시장의 경우 성장잠재력이 높다”면서 “보험개발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베트남 생명보험‧손해보험 시장 규모는 각각 한국의 2.0%, 2.4% 수준이지만 반면 베트남 생명보험‧손해보험 보험료 실질성장률은 각각 15.0%, 7.3%에 달해 보험사들이 진출해볼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등 특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보험업권 전반에서 중장기적인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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