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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오시이 마모루'가 이어준 연인...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뷰

기사승인 2021.07.08  07: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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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 화려한 청춘의 꽃다발 같은 사랑의 유통기한 5년이 담긴 현실 로맨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대학생 무기(스다 마사키)는 후회 중이다. 애초에 짝사랑하는 여자를 쫓아 무의미한 모임에 나온 것부터 정말 어리석은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갈 막차를 놓친 무기는 처음 보는 낯선 세 사람과 심야 가게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합석한다.

무기는 그 장소에서 정말 우연하게도 살아있는 ‘영화의 신’을 영접하지만 아무도 몰라보는 듯한 눈치다. 같이 있던 직장인 아저씨는 눈앞에 있는 영화의 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영화광임을 자처한다.

자만에 찬 얼굴로 ‘쇼생크 탈출’을 들먹이며 아는 척하는 아저씨. 그 옆에 있던 여자는 뻔한 사심을 담아 무려 실사판 ‘마녀 배달부 키키’를 화제로 꺼내 든다. 무기는 질 떨어지는 실사판 영화를 양산하게 만든 이 원흉들을 마주하고는 한심스러워한다. 그런 그들과 헤어지는 길목에서 갑자기 무기 앞으로 해맑게 웃는 여자가 뛰어든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 신을 알아보는 여자 '키누'를 만난 '무기'

 

“아까 그 사람 오시이 마모루였잖아요”

무기에게 갑자기 말을 건넨 이는 아까 가게에서 같이 있었지만 조용히 이야기만 듣고 있던 또래 여자였다. 그녀만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을 알아봤던 것이다. 무기는 그렇게 2015년 어느 날, 자신의 신을 알아보는 여자 키누(아라무라 카스미)를 처음 만난다.

두 사람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었다. 옷 입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똑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신고 같은 취향의 서브컬처를 즐겼다. 좋아하는 작가를 술술 외우고 영화 티켓으로 책갈피를 하는 것마저 똑같았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둘은 서로 지갑 속에서 관람을 놓쳐버린 텐지쿠 네즈미(일본 개그맨 콤비)의 콘서트 티켓을 꺼내 들었을 때 운명을 직감한다. 항상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에게 흠뻑 빠져든다.

둘이 좋아하는 것을 물론 크게 관심 없는 것도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함께 한다. 함께 나누는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항상 막차 시간에 쫓기지만 청춘의 가장 좋은 순간들은 꿈처럼 달콤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회초년생으로 접어들 때 즈음 한 지붕 아래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새로 선물 받은 청춘의 꽃다발 같은 둘의 사랑은 마냥 향기롭고 화사했다. 하지만 사랑의 유통기한은 언제나처럼 현실과 함께 찾아온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 도이 노부히로 감독과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만남

‘사랑한다고 말해줘’(1995), ‘마녀의 조건’(1999), ‘오렌지 데이즈’(2004) 등 인기 트렌디 드라마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를 연출했던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초콜릿처럼 달콤하게 시작하지만, 쌉싸름한 커피같은 맛도 난다.

자유롭고 행복한 연애를 하는 20대 커플이 조금씩 현실과 타협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도이 노부히로 감독만의 연출 감각은 믿고 보는 로맨스물의 대가임을 실감하게 한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여기에 도이 노부히로 감독과 세 번째 공동작업을 하게 된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최고의 이야기꾼다운 힘을 발휘한다. 이미 트렌디 드라마 명작 ‘도쿄 러브스토리’(1991)와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아온 사카모토 유지는 이 영화를 위해 주인공 무기와 키누의 5년간 생활을 가상 일기 형식으로 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각본을 1주일 만에 완성했다.

그가 써 내려간 각본 속에는 두 청춘이 장애물 없이 마음껏 누리는 연애 생활과 더불어 현실에 직면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 똑같은 운동화를 신고 자유롭게 살던 두 사람이 직장인이 되어 딱딱한 구두로 갈아신을 즈음부터 경험하게 되는 인생의 선택지는 누구나가 겪는 성장통일 것이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 자석처럼 끌렸지만 전혀 달랐던 두 사람의 이야기

영화 속 무기와 키누는 똑같은 취미와 취향을 가지고 있어 완벽한 천생연분 같지만 사실 전혀 다른 성향과 환경을 지닌 인물들이다. 가난한 대학생 무기가 말하는 자신의 인생 목표는 키누와의 현상 유지다. 그래서 생계를 위해 현실과의 타협점을 찾는다. 결국 일러스트 작가가 되고자하는 꿈은 포기한다.

반면 무기와는 배경이 조금 다른 키누는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좋은 직장보다는 자기 꿈을 유지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길 원한다. 꿈을 버린 사람과 꿈을 유지하려는 사람은 같은 공간에 함께 있을수록 더 외로워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소리가 나오는 왼쪽과 오른쪽 이어폰이 되어버린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의 조제와 츠네오는 점점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관계의 끝을 예감한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 속 주인공 무기와 키누 또한 화려했던 사랑의 꽃다발이 처음과 달리 향기를 잃고 점점 시들어감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을 그려내는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은 현실 연애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이 영화의 주요 관람 포인트다.

한편, 이 작품에는 주인공들이 문화콘텐츠 매니아임에 따라 아는 만큼 보이는 약간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소설가 무라카미 류와 배우 코이케 에이코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캄브리아 궁전’이 언급되는 부분 등은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등장인물 간 대사가 전하는 의미를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부분을 모른다고 해도 영화 전체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최근 크게 주목할만한 로맨스물을 찾기 힘들었던 일본 작품들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서사와 감성적 연출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23분

◆ 개봉일: 7월 14일

◆ 감독: 도이 노부히로/각본: 사카모토 유지/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오다기리 죠/수입: 미디어캐슬/배급: 리틀빅픽처스/공동배급: 레드로버/공동제공: 제이커스텀그룹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틀빅픽처스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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