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채, 양은 늘고 질은 악화”
- “예금까지 담보, 부실위험 증가…리스크 관리수위 높여야”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이 1년 새 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기준으로 2년 반 만에 최대 규모다. 예금담보대출은 정기예금이나 적금, 신탁상품은 물론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담보로 잡아 90~100% 한도(은행마다 다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대출기간은 담보로 잡은 예금성 상품의 만기일 이내에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예금담보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신용등급에 주는 영향이 작은 편인데, 대출한도를 좌우하는 DSR(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계산할 때 원금이 아닌 이자상환액만 반영하기 때문에 손쉽게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이달 들어서 강화된 ‘DSR 40%’ 규제에서도 예금담보대출이 예외로 적용되다보니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이 보유한 예금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총 6조6,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보다 3,905억원 증가한 액수다. 연간기준으로는 2018년 3분기 말 이후 최대치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에서 나간 예금담보대출이 1조8,3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6억원 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1조7,138억원, 신한은행이 1조5,531억원으로 각각 799억원과 1,762억원씩 급증했다. 반면 국민은행의 예금담보대출만 1조5,144억원으로 83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와 관련이 깊다. 최대한 싼 금리로 돈을 빌려야 더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차주에게 예금담보대출은 매력 있는 상품이다. 차주가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율이 1%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가입된 예금상품의 금리에 1~1.3%포인트 가량을 더한 이자율을 예금담보대출에 적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카뱅)·카카오페이(카페)·크래프톤 등 3강(强)의 공모주 청약이 예정된 만큼 예금담보대출의 가파른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살펴본 시가총액은 카카오뱅크가 18조5,289억원, 크래프톤이 24조3,512억원, 카카오페이가 12조5,512억원이다.
문제는 부실 우려다. 은행입장에선 확실한 담보인만큼 예금담보대출의 회수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자산 가치 하락 등으로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채무 증가는 고사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예금까지 잃게 된다는 점에서 예금담보대출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해 관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 자산 가격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본인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차입에 기반한 고위험 자산 투자는 특히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20·30세대의 대출 수요가 급등하면서 다중채무(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를 가진 차주비중이 50%를 넘어섰는데, 청년층의 가계부채가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악화화면서 단기간 개인파산이 속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금까지 담보로 잡혀가면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고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직설적으로 표현해 투기에 해당되는 행위”라면서 “금리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부실화 위험성에 대한 당국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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