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진의 SR컬처] "워너브러더스 IP 파워 총출동!"…'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 리뷰

- '배트맨',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카사블랑카'까지 세대 초월 '가족 오락 영화'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말콤D. 리 감독의 영화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는 1996년 전설적인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주연을 맡아 전 세계 2억3,000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현재까지도 농구 영화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스페이스 잼'의 후속작이다.

2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영화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에는 21세기 최고의 NBA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마이클 조던의 팬이기도 한 르브론은 이와 관련해 "어릴 때 '스페이스 잼'을 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를 위해 만든 영화처럼 느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는 전작이 마이클 조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르브론의 과거를 조명한다.

어린 르브론은 NBA 입성을 목표로 농구에 집중하기 위해 좋아하는 닌텐도 게임기도 내던질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지만 신장 2m의 신체조건과 타고난 운동신경을 갖춘 그는 드디어 2003년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1순위로 지명된다. 이를 시작으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마침내 NBA를 대표하는 21세기 농구 황제의 자리에 우뚝 선다.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는 전작과 달리 농구 스타 르브론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그의 가족을 이야기 중심에 두면서 가족애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춘다.

르브론의 아들 돔(세드릭 조)는 농구 캠프보다는 비디오 게임 디자인 캠프에 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르브론은 돔에게 억지로 농구 코트에 설 것을 강요한다. 돔은 "아빠는 나다운 일을 못 하게 한다"며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는다.

르브론은 그런 아들과 친밀감을 쌓아보고자 워너브러더스 영화사 미팅에 함께 간다. 그곳에서 르브론은 워너브러더스의 콘텐츠 데이터 센터인 '워너 서버버스'를 장악하고 있는 인공지능 알지 리듬(돈 치들)을 만난다.

알지 리듬은 르브론을 스캔해 워너브러더스 영화에 출연시켜 스타 배우로 만들겠다는 나름의 원대한 계획을 제안한다. 하지만 르브론은 "농구 선수가 영화에 출연해 잘된 사례가 없다"면서 단칼에 제의를 거절한다.

르브론의 말에 알지 리듬은 자존심이 크게 상해 분노한다. 그는 서버버스 안 디지털 세상으로 르브론의 아들 돔을 납치한 후 감언이설로 속여 최정상 선수들의 데이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농구팀 '군 스쿼드'를 만들게 한다. 그리고 알지 리듬은 돔을 비롯해 르브론의 수백만 소셜 미디어 팔로워들을 인질로 삼고 거절 못 할 협박을 하며 강제로 농구 경기를 진행하게 한다.

르브론은 경기에서 지게 되면 아들 돔과 가족을 비롯해 모두가 사라지게 되는 이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벅스 버니 등 루니 툰 캐릭터들과 함께 '툰 스쿼드'로 사상 최대의 농구 경기에 참여한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과 비슷한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 영화사가 보유한 유명한 IP(지식 재산권)가 총출동해 볼거리와 재미를 한층 더 높여준다. 이에 따라 '배트맨',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매트릭스', '슈퍼맨', '원더우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오스틴 파워', '릭 앤 모티' 등의 오마주와 패러디가 등장한다.

특히 고전 명작 '카사블랑카'(1942)의 전설적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을 잠깐이나마 대형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 또한 시네필이라면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전작은 주인공 마이클 조던의 딱딱하고 어색한 연기력이 큰 단점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후속작 주인공인 르브론의 연기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전통의 2D 셀애니메이션 장면은 확실히 TV로 루니 툰을 즐겨봤던 세대에게는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자연스럽고 미려하게 복원된 벅스 버니, 롤라 버니와 요세미티 샘, 대피 덕, 실베스터, 트위티, 로드러너, 포키 피그, 태즈, 화성인 마빈 등 루니 툰 캐릭터와 함께 만화 캐릭터화된 르브론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여기에 더해 3D CG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루니 툰 캐릭터들의 등장은 새로운 느낌을 준다.

다만 전작이 'I Believe I Can Fly', 'Space Jam' 등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노래들을 들려줬던 것에 비해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스코어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언맨’ 등 MCU 작품에서 워머신 역으로 명성을 얻은 배우 돈 치들은 이 영화에서 빌런으로 활약하지만 큰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영화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는 스포츠와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전 세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가족애가 가득한 영화다. 전작의 주연인 마이클 조던이 이 영화에서도 등장하는지의 여부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부분이다.

◆ 제목: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Space Jam: A new Legacy)

◆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 러닝타임: 115분

◆ 개봉일: 7월 15일

◆ 감독: 말콤D. 리/출연: 르브론 제임스, 돈 치들, 젠데이아, 소네쿠아 마틴 그린, 제프 버그만, 에릭 바우자/제작: 라이언 쿠글러/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