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심우진의 SR컬처] "이 두 사람처럼 사랑할 수 있는가?"…영화 '우리, 둘' 리뷰

기사승인 2021.07.27  11:05:38

공유
default_news_ad2
▲우리, 둘. ⓒ그린나래미디어

- 10대와 다름없는 비등점으로 끓어오르는 사랑 그리고 서스펜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필리포 메네게티 감독의 영화 '우리, 둘'은 일단 독특하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같은 젊은 여성 세대의 사랑을 그리는 영화들은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처럼 노년에 접어든 레즈비언을 이야기 소재로 하는 작품은 흔하지 않다. 소재뿐만 아니라 장르 변주의 이야기 구조 또한 인상적이다.

70대의 마도(마틴 슈발리에)와 니나(바바라 수코바)는 아파트 복도를 사이에 둔 이웃이자 20년간 비밀스럽게 연인관계를 이어온 사이다.

1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내왔던 두 사람은 다른 성격과 환경을 가지고 있다. 마도는 섬세하고 내향적이다. 집 안에는 그녀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손때 묻은 물건들이 가득 찬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반면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의 니나는 마도와 함께 로마로 떠날 꿈에 부풀어 있다. 빈 껍데기일 뿐인 집에 사는 니나는 마도에게 당장 모든 것을 처분하고 둘만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나자고 종용한다.

▲우리, 둘. ⓒ그린나래미디어

결국 마도는 자신의 생일날 딸 앤(레아 드루케)과 아들 프레드릭(제롬 바랑프랭)에게 니나와 로마로 떠날 계획을 털어놓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식들 앞에서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한다. 더구나 프레드릭은 마도에게 "아빠가 죽기만을 기다렸지 않냐"며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죽은 남편이 마도가 외도한다고 의심했었던 일을 아들은 잊지 않고 있었다. 마도는 입 밖으로 단 한마디의 말도 꺼낼 수 없었다.

10대 소녀처럼 들떠 있는 니나의 얼굴을 보며 마도는 차마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한다.

▲우리, 둘. ⓒ그린나래미디어

니나는 마도에게 얹혀살다시피 생활한다. 이런 영화 속 모습은 마도가 니나에게 이용당하는 듯한 부정적인 인상까지 심어준다. 심지어 니나는 마도의 물건을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멋대로 팔아치운다.

두 사람이 잘못된 종속관계를 맺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증폭되어 갈 즈음 가족과 니나 사이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 마도는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이야기는 통속적이고 정형화된 구조를 벗어나면서 스릴러 장르로 진입하는 신선함을 보여준다. 자기밖에 모르는 인물이라 여겨졌던 니나는 마치 마도에게 종속된 사랑의 노예인 듯 헌신적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니나는 앤과 간병인 뮤리엘(뮤리엘 베나제라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마도 겉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주위를 맴돈다.

▲우리, 둘.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속 마도와 니나의 사랑 묘사는 풋풋한 10·20세대가 주연인 레즈비언 영화들과는 달리 분명 비주얼적으로 절제된 연출을 보인다. 하지만 그 감정의 비등점만큼은 결코 낮지 않다.

위기가 다가오자 오히려 둘의 사랑은 더 단단한 결속력을 보인다. 세상은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 하지만 니나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괴물을 쓰러트리는 영웅처럼 꼿꼿이 일어선다. 그녀는 마도와 함께 했던 단둘뿐이었던 세상을 되찾기 위해 위험하면서도 불안한 이 모험에 나서는 것에 전혀 두려움이 없다.

카메라의 관음적인 앵글과 롱테이크는 두 노년 여성의 로맨스를 차분하고 섬세하게 담아내는 동시에 아슬아슬한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빙고 판에 나열되는 번호 조합 시퀀스는 스파이 스릴러 못지않은 연출을 보여준다.

▲우리, 둘. ⓒ그린나래미디어

행복일지 불행일지 모를 열린 결말로 이어지지만, Betty Curtis의 노래 'Chariot (Sul mio carro, 내 마차를 타고)'가 흐르는 가운데 강한 유대와 사랑으로 맺어진 두 사람은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다. 미래가 어찌되었든 마도와 니나는 이제 둘만의 세상을 다시 얻은 것이다.

필리포 메네게티 감독은 결말 해석에 대해 "인생의 가장 비극적인 찰나에 깨달음을 주는 순간들이 있기도 하다"며 "관객들이 원하는 대로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 '우리, 둘'은 영어판으로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판권은 영국 제작사 Bright Pictures의 프로듀서 사라 슈릭과 배급사 Modern Films의 대표 이브 가브로가 획득했다. 원작의 프로듀서인 로랑 보쟈, 피에르 엠마누엘 프루란틴이 영어판 제작에 함께할 예정이다.

◆ 제목: 우리, 둘 (영제: Two of Us, 원제: Deux)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95분

◆ 개봉일: 7월 28일

◆ 감독: 필리포 메네게티/출연: 바바라 수코바, 마틴 슈발리에/수입·배급: 그린나래미디어/ 제공·공동배급: 버킷스튜디오

▲우리, 둘. ⓒ그린나래미디어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ad37

최신기사

ad38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ad39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