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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문명을 벗어나 원시로 회귀한 인류…영화 '잘리카투' 리뷰

기사승인 2021.08.05  0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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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리카투. ⓒ슈아픽처스

- 경쟁과 생존만이 목적인 인간 사회에 대한 풍자 스릴러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알파 메일(Alpha Male)은 동물행동학 학자들 사이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 1990년대부터 대중화된 용어로 우두머리 수컷을 뜻한다. 인간 사회에서는 권력과 지능, 정치적 활동을 통해 이 알파 메일의 자격을 유지한다.

영화 '잘리카투'는 도살 중 놓친 물소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폭력성과 원초적 본능 그리고 알파 메일이 되고자 하는 남성들의 욕망을 다룬다.

이 영화는 S. 하리쉬의 단편소설 '마오주의자(Maoist)'에서처럼 조용한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이 마을이 평온하고 규칙적인 루틴으로 돌아가고 있음은 시계 초침 소리를 통해 상징된다. 뒤이어 그려지는 원시적이고 가공되지 않는 자연의 나열은 그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변방의 거칠고 척박한 지역임을 알린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이 영화의 배경인 남인도 지역은 과거 포르투갈의 지배 영향으로 힌두교가 아닌 기독교 문화권에 속해 물소 고기를 즐겨 먹는다. 소고기를 얻기 위한 도살과 푸줏간으로 모이는 마을 사람들의 규칙적인 일상의 이미지가 몽타주 기법으로 거칠고 빠르게 묘사된다.

 

사회 시스템이 갖춰진 이 마을에는 온전한 질서가 있으며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도 존재한다. 가장 붐비는 푸줏간에서 마을 사람들은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그들 중 몇몇은 마을의 정신적 지주인 성당 사제들에게 고기를 바친다.

마을의 우두머리인 푸줏간 주인 바르키(쳄반 비노드 조제) 밑에서 일하는 안토니(안토니 바르게즈)는 별 볼 일 없는 남자다. 하지만 바르키의 여동생 소피(산티 발라찬드란)에게 전부터 호감을 느끼고 있어 추파를 던진다. 반면 소피는 강한 남자에게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안토니를 아주 하찮게 여기고 무시한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그러던 어느 날, 바르키와 안토니가 도살하려던 물소가 탈출한다. 평온하던 마을은 새벽부터 이 성난 소 한 마리 때문에 큰 혼란에 빠진다.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작물을 망치는 등 문제가 커지자 모든 마을 남자들이 물소를 잡기 위해 힘을 모으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물소를 잡아줄 것으로 생각했던 경찰도 상황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자력으로 마을의 재난이 된 물소를 잡기 위해 남자들은 밀수 혐의로 쫓아냈던 쿠타찬(사부몬 압두사마드)을 마을로 다시 불러들인다. 바르키의 전 조수이자 소피의 남자친구였던 쿠타찬은 안토니와 앙숙이기도 했다. 쿠타찬은 마을에 되돌아오자마자 알파 메일답게 남자 무리를 이끈다. 그런 쿠타찬이 못마땅한 안토니는 그를 꺾기 위해 적극적으로 물소 사냥에 나선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물소가 처음 도망쳤을 때는 단지 마을 사람들의 재산과 생계에만 위협을 가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물소는 아예 모든 질서와 규칙을 파괴하는 거대한 존재가 되어 간다.

이 부분부터 영화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 과장이 뒤섞이며 판타지의 영역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을을 지탱하던 질서, 종교, 규율은 순식간에 마른 장작처럼 타들어가 재처럼 사라진다.

서로를 쓰러트려 알파 메일의 지위를 얻고자 하는 안토니와 쿠타찬의 대결은 인간이라는 종족이 문명이라는 얄팍한 가면 아래 감추고 있는 원초적 폭력성, 종족보존 본능, 무절제, 야만성 그리고 이기적 욕망을 투영한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도입부의 요한 묵시록에서 언급한 사탄에게 현혹된 듯 질서와 규칙을 벗어 던진 사람들에게는 태고의 본능만이 남는다.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던져 탑처럼 쌓아 올라가는 아포칼립스 적 퍼포먼스는 정교하고 현실적인 서사에서는 벗어난다. 대신, 마치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묘사하듯 오직 경쟁과 생존의 아비규환을 그려내는 상징적 연출에 집중한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 감독은 마지막 모브 씬과 관련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떠올랐던 비주얼을 구현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이 영화에 두 개의 캐릭터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탈주한 짐승이고 다른 하나는 종국에 거대한 짐승이 돼 버리는 군중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이 영화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오리지널 스코어에 있다. 아카펠라 보컬, 구호, 타악 등은 내면에 감춰진 동물적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선명하고 원색적인 촬영 미장센 등 많은 장점이 나열될 수 있는 영화다. 다만 불친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거친 서사구조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잘리카투'는 인간의 원초적 심리와 동물적인 행동을 통해 인간 사회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는 스릴러다. 태초의 시작과 끝, 질서와 혼돈, 빛과 어둠, 이성과 야성의 에너지를 93분 동안 강렬하게 느껴볼 수 있는 영화다.

◆ 제목: 잘리카투 (JALLIKATTU)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93분

◆ 개봉일: 8월 5일

◆ 감독: 리조 조세 펠리세리/출연: 안토니 바르게즈, 사부몬 압두사마드, 쳄반 비노드 조제, 산티 발라찬드란/수입·배급: 슈아픽처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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