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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김정남 암살사건 재구성 다큐멘터리…'암살자들' 리뷰

기사승인 2021.08.11  12: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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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왓챠

- 영구미제로 남아버린 희대의 암살사건 다룬 다큐멘터리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한 남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경찰에게 다가간다. 두 여성으로부터 화학물질로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하던 그는 공항 내 의료시설에서 응급치료가 시작된 지 한 시간도 안 돼 사망한다. 사망한 사람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었다.

영화 '암살자들'은 대낮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김정남 암살을 재구성해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된 김정남 암살사건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면의 이야기를 추적한다.

▲암살자들. ⓒ왓챠

이 암살사건의 재구성에는 두 명의 화자가 등장해 복잡한 사건 내막을 설명하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먼저 2004년부터 북한 취재를 시작한 워싱턴포스트 북경지부장인 미국인 안나 파이필드는 당시 북한의 정치적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말레이시아 비나르 뉴스 기자인 하디 아즈미는 국제기구 소속으로 언론 규제를 피해 말레이시아의 외교적 상황을 포함해 사건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암살사건의 핵심 인물인 두 여성 용의자에 대해서는 그들의 성장배경 그리고 북한 공작원들과의 접촉과정을 상세히 추적한다. 암살 용의자 중 한 명인 베트남인 도안은 대학을 졸업 후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배우를 꿈꾸던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또 다른 용의자인 인도네시아 출신의 시티는 공장노동자로 일하다 말레이시아로 이주해 매춘업 종사자로 일하고 있었다.

 
▲암살자들. ⓒ왓챠

법정에 말레이시아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수사관은 도안과 시티가 네 명의 북한 용의자들에게 김정남 암살을 위한 훈련을 받았다고 증언한다. 만약 검찰 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유죄가 선고되면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두 여성에게는 사형이 집행된다.

이에 도안과 시티의 변호인단 측은 검찰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다. 두 여성이 오히려 이들에게 접근한 북한 용의자들에게 속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두 여성이 암살사건에 휘말려들게 된 계기는 이랬다. 일본에서 온 영상제작자라고 신분을 속인 북한 용의자들은 도안과 시티에게 접근해 몰래카메라 촬영에 출연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도안과 시티는 노동강도에 비해 후한 금전적인 대가가 제공되자 암살훈련임을 모른 채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협조한다.

도안과 시티는 사건 당일 북한 용의자들이 양손에 발라준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또한 일반적인 로션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김정남을 한 시간 안에 사망케 한 맹독성 VX 신경작용제를 맨손에 바른 두 여성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에서 자세히 설명된다.

▲암살자들. ⓒ왓챠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김정은 권력 기반의 위협이 되는 김정남이 암살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 김정남 암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북한 공작원들의 치밀한 계획 그리고 도안과 시티를 체스 게임의 말로 이용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순간까지 조종하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담아낸다.

완벽하게 암살 임무가 성공했음을 확인한 북한 용의자 중 일부는 즉시 말레이시아를 빠져나가 북한으로 복귀한다. 검거됐던 일부 북한 용의자들도 정치적 교섭을 통해 아무 문제 없이 북한으로 되돌아간다.

결국 도마뱀 꼬리처럼 남겨진 도안과 시티는 북한과 긴밀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던 친북 성향의 말레이시아 정부에 의해 정치적 희생양으로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형장의 이슬이 될 위기에 놓인다. 이런 부당한 상황에 맞서서 변호인단이 무죄 입증을 위한 증거수집과 치열한 변호를 해 나가는 과정은 법정 스릴러 같은 긴장감을 안겨준다.

▲암살자들. ⓒ왓챠

암살사건 이전까지는 서로를 몰랐던 도안과 시티는 수감 중에 친구가 되어 끈끈한 연대 의식을 보여준다. 국제범죄에서는 같은 죄를 저질러도 국적에 따라 확연하게 개인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암살사건과 관련된 방대한 분량의 CCTV 영상을 타임라인별로 세밀하게 분석·편집해 CG와 애니메이션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연출을 맡은 라이언 화이트 감독은 "CCTV가 없었다면 영화도 없었을 것이고, 그들의 결백을 입증하는 영화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암살자들. ⓒ왓챠

영화 '암살자들' 안에는 독재자, 공개적 살인, 정치적 음모 그리고 인도주의적 시각의 인권 투쟁을 담고 있다.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김정남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하는 시티의 모습과 화려한 배우의 꿈을 버리지 않던 도안이 더는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씁쓸함이 남는다.

한편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50년 가까이 맺었던 국교를 2021년 3월 19일 단절했다. 표면적으로는 대북 제재를 위반한 북한 주민 미국 송환 사건이 원인이지만 김정남 암살사건부터 이어져 온 외교적 균열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 '암살자들'은 죽은 사람은 있지만, 범인이 없어 영구미제로 남게 된 김정남 암살사건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제목: 암살자들 (Assassins)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04분

◆ 개봉일: 8월 12일

◆ 감독: 라이언 화이트/출연: 시티 아이샤, 도안 티 흐엉, 하디 아즈미, 안나 파이필드/수입·공동배급: 더쿱/배급:왓챠/제공:kth

▲암살자들. ⓒ왓챠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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