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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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투 개미’, 반대매매에 손실 위험”

- “불확실성 고조, 신중한 투자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가 25조원을 돌파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가하락에도 ‘저점 매수’ 기회로 포착해 ‘빚투’가 늘고 있는 것인데 증시가 하락장을 연출하면서 반대매매(전일 종가의 하한가 기준)까지 증가해 지속적인 주가하락으로 투자자의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융자를 통해 주식을 매수한 경우 주가 급락이나 약속한 만기 내에 갚지 못할 때 증권사는 강제로 하한가에 주식을 매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이는 주가 추가하락으로 이어져 증시 변동 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9일(거래일) 기준 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5조3,656억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신용거래융자는 통상 주가가 상승할 때 늘지만, 최근 들어선 증시 하락에도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월 18일 3267.93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나 이달 20일에는 종가 기준 3060.51로 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날 967.90으로 마감하면서 ‘천스닥’에서 크게 후퇴했다.

빚투는 늘어나는데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반대매매 규모가 공시되지 않아 미수금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19일 반대매매 규모는 422억원으로 지난 5월 14일 360억원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6~7월만 해도 200억원 안팎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13일부터 300억원을 돌파했다.

미수거래는 초단기 신용거래로 이틀 후 빌린 돈을 변제해야 한다. 정산하지 못할 경우 다음 날 오전 동시호가에 돈을 빌려준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팔아 미수금을 청산한다. 반면, 신용거래융자 반대매매는 보통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한 날 가격보다 30% 이상 주가가 하락하면 발생한다. 이달 들어 30% 이상 급락한 종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 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금리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증시도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금리인상과 증시하락이 맞물릴 경우, 개인 투자자는 이자 부담과 수익률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것이어서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투자자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연내 완화적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공식화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재확산 여파로 기준금리를 연 0.5%로 9번째 동결했지만 고승범 금통위원이 소수의견(금리인상)을 내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 신용거래융자가 급격히 늘고 있단 것은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 셈으로 볼 수 있다”면서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반대매매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선 추가 증거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연쇄적으로 막고 있어 투자자들의 무더기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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