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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SF와 누아르의 결합…'레미니센스' 리뷰

기사승인 2021.08.25  0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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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아름다운 노스탤지어가 완벽한 현실이 되는 이야기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그리스 신화 속 음유시인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죽자 명계의 신 하데스를 찾아가 아내를 돌려달라고 애원한다. 삶과 죽음의 법칙을 지켜야 하는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의 간청을 냉정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오르페우스의 노래와 연주를 듣고 감동한 하데스는 지상에 다다를 때까지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고 에우리디케를 풀어준다. 오르페우스는 지상으로 오르며 정말 아내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지 의심하지만 뒤돌아보지 않으려 애쓴다. 

마침내 지상에 다다르자 오르페우스는 기뻐하며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던 에우리디케는 또다시 명계로 끌려들어 간다.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리사 조이 감독의 '레미니센스'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로맨틱한 신화의 틀에 SF와 스릴러 요소를 담아 완성해낸 미스터리 탐정극이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한 가까운 미래, 전쟁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도시의 범죄는 계층 갈등과 불안 속에서 치명적인 싸움을 이어갔고 사람들은 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밤에 깨어 있는 야행성 동물로 변해 있었다. 

국경 지대 전쟁에 참전했던 퇴역군인 닉 배니스터(휴 잭맨)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그는 물에 잠긴 미국 마이애미의 한 은행 건물에서 '탱크'를 이용해 돈벌이하는 사업가다. 탱크는 과거 전쟁 중에는 적을 심문하는 데 쓰였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주는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닉과 함께 복무했던 와츠(탠디 뉴튼)는 셜록 홈스의 조수인 왓슨처럼 사이드 킥을 담당하며 그의 기억 소환 사업을 돕고 있다. 와츠는 사업이 시원찮은 상황에서 닉이 공짜 손님 받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그녀 또한 애인의 품에 안겨 있던 추억을 그리워하며 반복해 탱크 안에 몸을 누이는 엘사 카린(안젤라 사라피언)에게 연민의 태도를 보인다.

기억의 강 위에서 사람들을 인도하는 뱃사공 닉에게 어느 날 미스터리한 여인 메이(레베카 퍼거슨)가 손님으로 찾아온다. 메이의 기억을 지켜보던 닉은 그녀의 아름다운 노래와 외모에 이끌려 단번에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연인이 된다.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메이는 불과 몇 달 만에 닉에게 있어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됐지만 처음 등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홀연히 그 모습을 감춘다. 메이가 사라지자 닉은 그렇게도 자신이 경계해왔던 기억의 집착에 빠져버린다. 결국 탱크 안에서 메이와의 시간을 재경험하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낙이 되어버린 닉.

그녀와의 추억에 사로잡혀 점점 폐인이 되어가던 닉은 지방 검사의 의뢰로 악덕 부동산 재벌 월터 실밴(브래트 컬렌)과 관련된 사건 용의자를 심문하던 중 우연히 메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고는 그녀를 찾기 위해 뉴올리언스로 향한다. 

그곳에서 메이의 행방을 쫓던 닉은 그녀의 진짜 정체에 조금씩 접근한다. 그리고 메이를 둘러싼 잔혹한 음모의 실체를 파헤쳐 간다.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레미니센스'는 필립 K. 딕의 소설 원작 '토탈 리콜'(1990)를 비롯해 '스트레인지 데이즈'(1995), '매트릭스' 시리즈 등에서의 기억 소환이나 가상현실 소재를 차용한다. 

이런 SF 요소는 극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는 도구로 주로 활용되며, 전체적으로는 '차이나타운'(1974), '말타의 매'(1941) 등 누아르 탐정물의 분위기와 플롯을 따른다. 이 작품에서 닉은 사라진 메이의 행방을 쫓는 탐정 역이며, 메이는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자 끝인 팜 파탈 역할을 맡는다.

이 영화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적인 세계관과 탐정물의 결합 측면에서 보면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에 가장 가깝게 근접한다. 리사 조이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던 SF 스릴러 시리즈 '웨스트월드'의 분위기도 강하게 느껴진다. 드라마에서 함께 작업했던 리사 조이 감독의 남편 조나단 놀란이 이 영화에서도 제작에 참여하고 음악 역시 라민 자와디가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웨스트월드'를 앞서 시청한 관객이라면 탠디 뉴튼과 안젤라 사라피언의 캐스팅에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두 배우는 '웨스트월드'와 비교했을 때 극 중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한다.

대신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2017) 이후 다시 한번 공연하는 휴 잭맨과 레베카 퍼거슨, 두 배우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펼치는 로맨스 드라마는 애틋한 여운이 남을 정도로 훌륭하다. 여기에 휴 잭맨이 마치 고전 탐정 소설을 읽어주는 듯한 내레이션도 누아르 장르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데 일조한다.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그에 비해서 세인트 조(오언조), 사이러스 부스(클리프 커티스) 등 악역들의 연기는 다소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이는 액션의 비중과 함께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매력적이면서도 멋진 서사를 그려내고 있지만 인물의 감정전달을 위해 할애하는 장면의 호흡이 늘어진다. 그로 인해 극 속에서 쌓아 올렸던 긴장감이 유지되지 못하는 것은 단점이다.

현실보다는 달콤한 노스탤지어의 세계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들은 별자리가 되는 슬픈 끝마무리를 원하지 않는다. 아마도 닉과 메이가 바란 해피엔딩은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엘리시움에서 다시 재회한다는 결말일 것이다.

영화 '레미니센스'는 과거에 사로잡힌 이들의 노스탤지어가 현실보다 더 완벽한 현실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제목: '레미니센스'(Reminiscence)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5분

◆ 개봉일: 8월 25일

◆ 감독·각본·제작: 리사 조이/출연: 휴 잭맨, 레베카 퍼거슨, 탠디 뉴튼/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레미니센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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