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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의 SR컬처] 영화 '아임 유어 맨' 리뷰…로봇 반려자와 독신녀의 로맨틱 코미디

기사승인 2021.09.07  13: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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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 완벽한 사랑의 커스터마이징, 그 헤어날 수 없는 중독의 알고리즘에 빠지다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오는 16일 개봉하는 독일영화 '아임 유어 맨'은 호아킨 피닉스 주연 '그녀'(2013)의 감성을 잇는 작품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주제성을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하이테크 로맨스 영화다.

(이 리뷰에는 영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알마(마렌 에거트)는 사람들이 잔뜩 붐비는 클럽에 들어선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매너남 톰(댄 스티븐스)은 옛날 방식으로 그녀의 손등에 로맨틱한 키스를 한다.

톰은 평범한 외모의 중년 여성 알마를 그윽하게 바라보면서 호수 같은 그녀의 호수같은 두 눈에 빨려 들어갈 것 같다는 등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다.

알마는 적극적인 톰의 구애 공세와 손길을 피하며 당혹스러움이 역력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하지만 커플 매칭 매니저(산드라 휠러)는 오히려 톰과 춤을 춰보라며 알마를 부추긴다.

▲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알마는 이 모든 일이 탐탁지 않다. 톰은 외형적으로는 인간과 거의 구별이 어려운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심지어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은밀한 기능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그녀가 로봇 톰과 3주를 보내며 얻어진 정보는 수천만 명의 데이터와 합쳐져 빅데이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인간을 위해 봉사할 A.I.의 고도화 작업을 위해서다.

알마에게는 결혼, 직업, 인권, 시민권 등 굵직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로봇 테스트에 참여한다는 인류애적 대의명분이 있다. 하지만 깊은 사정을 파고 들어보면 결국 돈 때문이다.

고고학자인 알마는 3년 동안 공들여 진행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고대 유물 분석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다. 로봇 테스트 참여는 연구비를 계속 지원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이었다.

▲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알마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맞춤형 로맨스 가이 톰을 집구석에 방치한다. 그녀에게 톰은 억지로 선물 받은 토스터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쓸모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이국적인 정서까지 세밀하게 염두에 두고 영국식 억양의 독일어를 구사하는 톰은 시키지도 않은 집 안 청소를 말끔하게 해낸다. 욕실에 향초를 켜고 꽃잎을 흩뿌리며 샴페인 잔을 들고는 독일 여성 93%가 원하는 로맨틱 이벤트라면서 알마를 유혹한다. 하지만 나머지 7% 독일 여성에 속하는 알마에게는 이 모든 것이 기계 오작동으로만 여겨질 뿐이다.

인간과의 관계에서조차 사랑의 아찔함이나 설렘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감정이 메말라버린 알마는 기계와의 교감을 아예 처음부터 거부한다.

▲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로봇공학 3원칙을 만들어낸 위대한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0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 '로비'에는 말을 못하는 유모 로봇 로비와 인간 소녀 글로리아가 등장한다. 밝고 쾌활한 글로리아는 친구 이상의 로봇 로비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자 웃음을 잃은 우울한 아이가 된다. 로봇과 인간의 특별한 유대관계가 묘사된 이 소설 속 소녀는 사랑하는 로봇을 다시 만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어른인 알마는 글로리아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다. 자유 의지 옹호자인 그녀에게 톰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에이 아이'(2001)에서 주드 로가 연기했던 창남 로봇 지골로 조처럼 그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실제로 톰은 인간의 감정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하는 불완전한 존재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성장시키며 서툴지만 꼼꼼하게 알마의 마음을 천천히 파고든다.

그녀에게 사랑과 행복이란 커피숍 유리창 너머 노년의 부부, 자녀와 함께 하는 사람들 모습과 같다. 갖고 싶은 인생이지만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풍경 속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 고고학 분야의 실력있는 학자이면서 치매 환자인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딸이기도 한 그녀는 삶에 대한 회한과 두려움을 지니고 외롭게 살아가는 다층적인 인물이다.

그런 알마의 내면을 모두 이해해주는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아무리 똑똑해봤자 영혼없는 기계라고 무시했던 톰만이 그녀의 마음은 물론 머리에서 발끝까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완벽한 사랑의 커스터마이징, 그 헤어날 수 없는 중독의 알고리즘에 빠진 알마는 과연 진정한 인생의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마이클 크라이튼 원작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드라마 '웨스트 월드'에서는 쾌락을 충족시켜주는 휴머노이드에게 인간이 역습을 당하는 공포를 담았다면, 정반대로 '아임 유어 맨'은 로봇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인생의 동반자 역할을 같은 인간 대신 로봇에게 맡겨도 괜찮을까에 대한 깊이있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미리 입력된 알고리즘에 맞춰 완벽한 반려자를 흉내 내는 톰 역의 댄 스티븐스는 '인간보다 더 인간미 넘치는 로봇'의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주는 로봇 작업남의 매력을 펼친다. '미녀와 야수'(2017)로 인기를 얻은 영국 출신 배우 댄 스티븐스는 유창한 독일어 실력으로 깊이 있고 차분한 내면 연기와 동시에 타율 높은 코미디 연기도 함께 선보인다.

'파니 핑크'(1994)로 유명한 배우 겸 감독인 마리아 슈라더가 연출한 이 영화는 올해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알마 역을 맡은 주연 배우 마렌 에거트가 은곰상 최고 연기상을 받은 것과 더불어 황금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나도 저런 로봇과 살고 싶다'는 소망이 저절로 생겨나게 하는 이 영화는 가을 극장가를 찾을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한 행복감으로 채워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 제목: '아임 유어 맨'(영제: I'm Your Man)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07분

◆ 개봉일: 9월 16일

◆ 감독: 마리아 슈라더/출연: 마렌 에거트, 댄 스티븐스, 산드라 휠러/수입: 콘텐츠게이트/배급: 라이크콘텐츠

▲아임 유어 맨. ⓒ라이크콘텐츠

심우진 기자 site21@daum.net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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