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김종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왕십리 김종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한국·아시아 최고의 다큐멘터리 소개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과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장편 다큐멘터리를 대상으로 한 ‘비프메세나상’ 후보작 10편을 공개했다. 한국 다큐멘터리 5편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5편으로 구성된 비프메세나상 후보작들은 다가오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된다.

올해 비프메세나상 후보작에 선정된 한국 다큐멘터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한국 다큐멘터리계에 오래 회자되는 작품을 내놓은 경륜 있는 감독들과 첫 번째 장편을 선보인 신인 감독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주목할 작품은 20여 년의 경력을 가진 김진열 감독의 신작 ‘왕십리 김종분’이다. 1999년 ‘여성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 이야기’(1999)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 ‘땅, 밥 만들기’(2000), ‘잊혀진 여전사’(2004), ‘나쁜 나라’(2015) 등을 연출한 김진열 감독이 왕십리에서 50년 간 노점을 운영해온 김종분씨의 삶을 따스하게 조명한다. 故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의 여든 해 삶이 치열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206: 사라지지 않는.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206: 사라지지 않는.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옥화의 집’(2012)과 ‘말해의 사계절’(2017)로 주목받은 허철녕 감독은 ‘206: 사라지지 않는’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작업에 동행했다.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 장편독립 다큐멘터리 AND펀드 지원작이다.

이동윤 감독의 ‘10월의 이름들’은 부마민주항쟁을 재조명한다. 40여 년 전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이들의 기억이 풍부한 영상 자료와 함께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오세연 감독의 ‘성덕’은 아이돌 스타의 팬이었던 감독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범죄자가 된 스타들의 팬덤을 심층 탐구한 재기 넘치는 작품이다. 오재형 감독의 ‘피아노 프리즘’은 화가에서 영화감독, 이제는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감독이 영상과 피아노 연주를 결합한 독특한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를 시도한다.

동시대 다큐멘터리에서 중국을 위시한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다큐멘터리가 뚜렷한 약진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비프메세나상 후보작 명단에도 이러한 경향이 온전히 반영되었다.

▲자화상: 47KM 마을의 동화.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자화상: 47KM 마을의 동화.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장멩치의 ‘자화상: 47KM 마을의 동화’는 ‘자화상 시리즈’ 중 9번째 작품이다. 친밀한 시선으로 고향 마을에서의 정겹고 아름다운 나날들을 기록했다. 라우 켁 후앗 감독의 ‘야생 토마토의 맛’대만의 가장 아픈 역사인 2·28사건을 재조명한다. 시요룬 감독의 ‘크로싱 엔드’는 살인죄로 10여년을 복역한 무고한 두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레바나 리즈 존 감독은 인도 뭄바이의 통근열차에서 만난 활기찬 여성들의 모습을 ‘여성 전용 객차에서’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언네임어블 댄스’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과 ‘메종 드 히미코’(2005)로 알려진 일본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비프메세나상은 와이드 앵글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의 다큐멘터리 중 각 1편씩 최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선정작 10편은 오는 10월 6일부터 15일 열흘간 개최되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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