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소유한 퍼시픽랜드(퍼시픽리솜)에서 공연 중 퍼포먼스를 거부하는 비봉이 모습. ⓒ핫핑크돌핀스
▲호반건설이 소유한 퍼시픽랜드(퍼시픽리솜)에서 공연 중 퍼포먼스를 거부하는 비봉이 모습. ⓒ핫핑크돌핀스

-핫핑크돌핀스, 호반건설에 돌고래쇼 접고 불법포획 '비봉이' 방류 촉구

-"비용절약하려는 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바다사육 시도 규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지난해 '벨라' 야생방류 약속 이행해야" 

[SRT(에스알타임스) 박은영 기자] 사설 수족관을 가지고 있는 호반건설·롯데그룹·한화그룹이 해양환경단체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 동물학대 돌고래쇼장인 제주 퍼시픽랜드 폐쇄와 돌고래 야생방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호반건설은 2017년 1월 제주 퍼시픽랜드를 800억원에 인수한 뒤 퍼시픽리솜으로 개명, 아직도 ▲돌고래쇼 ▲원숭이쇼 ▲바다사자쇼 등 시대착오적인 동물학대 쇼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동물을 학대해 돈을 버는 기업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호반그룹이 돌고래쇼 사업을 완전히 접고 퍼시픽랜드를 폐쇄한 뒤 방류 비용을 전액 부담해 돌고래들을 바다로 방류하라"고 촉구했다.

2012년 당시 퍼시픽랜드는 돌고래 불법포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듬해 불법포획된 돌고래에 대한 몰수형이 확정되면서 보유하고 있던 ▲삼팔 ▲춘삼 ▲태산 ▲복순 등의 남방큰돌고래가 몰수됐다.

하지만 당시 너무 오래전에 포획됐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아 방류되지 못한 제주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는 현재도 동물쇼에 동원되고 있다.

비봉이는 2005년 제주 비양도에서 불법포획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동물쇼 업체인 퍼시픽랜드의 좁은 수조에 16년째 갇혀 있다고 핫핑크돌핀스는 설명했다.

현재 퍼시픽랜드 돌고래 수는 총 4마리다. 비봉이를 비롯해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돼 수입된 큰돌고래 ‘아랑이’ ▲2015년 아랑이와 비봉이 사이에서 태어난 혼종 새끼 돌고래 ‘바다’ ▲일본 다이지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가 서울대공원이 퍼시픽랜드에 기증한 큰돌고래 ‘태지’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는 지금도 이곳에서 돌고래쇼와 번식에 이용되고 있으나 비좁은 수조에서 돌고래들은 제대로 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며 “1986년 개장한 퍼시픽랜드에서 죽은 돌고래는 지금까지 3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단체는 “특히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전을 위해서도 비봉이는 하루 속히 바다로 돌아가야한다”며 “전체 남방큰돌고래 개체수 약 130마리 중 비봉이가 바다로 방류돼 한 마리라도 추가된다면 종 전체의 보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해양수산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해양포유류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퍼시픽리솜 같은 사설 수족관은 롯데그룹과 한화그룹도 가지고 있다.

앞서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6일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고래 방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감금·전시됐던 벨루가(흰고래) 세 마리 중 ‘벨로’, ‘벨리’가 각각 2016년과 2019년에 사육환경으로 인해 돌연 폐사했고 이에 롯데 측은 마지막 남은 ‘벨라’의 야생방류를 약속했으나 2년동안 지키지 않고 전시를 지속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한화그룹의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는 지난해 7월 북극해(원서식지)에서 서식하는 고래 벨루가 수컷 ‘루이’가 패혈증으로 폐사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또 다른 수컷 ‘루오’가 폐사했다. 두 마리 모두 12년을 살고 폐사했는데 보통 40년 넘게 사는 벨루가의 평균 수명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일찍 폐사한 셈이다.

이 단체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벨루가의 북극해 방류를 주저하며 비용을 절약하려는 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바다사육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역시 지난해 발표한 야생방류 약속을 하루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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