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안정화 효과" vs "실현 가능성 우려" 공존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 사장으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이 15일 취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1981년부터 약 20년간 쌍용건설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9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책사업감시단장과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맡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도입 등을 적극 요구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던 인물로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통한다.
김 사장의 취임으로 서울시 공공주택 공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김 사장이 SH공사 역점사업으로 꼽은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이 과열된 서울 아파트값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 속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 됐던 ‘보금자리 주택’과 같은 '로또 분양' 부작용을 야기하거나 서울에 가용토지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정책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서울시 등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갖고 건물의 지분을 입주자에 분양하는 방식의 공공주택이다. 아파트 원가에서 60%를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제외되기 때문에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이 가능해 일명 ‘반값 아파트’로도 불린다.
김 사장은 최근 서울시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연일 강조했다. 기본적인 물량 확대에만 집중하지 않고 분양원가, 분양방식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시장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공급방식을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을 분양하는 방식인 ‘반값 아파트’를 넉넉히 공급해 주택 매입 초기 비용이 최소화 되도록 할 것”이라며 “강남권에는 30평대 아파트를 5억원, 주변에는 3억원 정도에 공급할 수 있고 빠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도입해 시행시킬 준비를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취임식에서도 김 사장은 “SH공사는 양질의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 특히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토지임대부 주택) 정책 추진을 통해 초기 분양 대금 부담을 덜고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전 지역에 유휴부지 등 토지를 확보해서 공공택지로 개발하고 토지를 비축해 필요할 때 즉시 개발할 수 있도록 토지 발굴과 확보를 위한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SH공사에선 저렴한 분양가의 주택이 강남구 등 서울 핵심 입지에 공급되면 과열된 집값 안정화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김 신임 사장 취임에 대해 "지난 20여년 간 부동산 시장 안정과 부동산 가격 거품빼기를 필생의 과업으로 삼아 현장에서부터 실천적 해법을 모색해온 주택정책분야 전문가"라며 "김헌동 사장이 그간 쌓아온 전문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통해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도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 전매가 가능해지는 시점에서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으나 올해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시장에서 사인 간의 거래가 불가능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만 매각할 수 있게 됐다”며 시세차익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이 관계자는 “수분양자가 매월 부담해야하는 임대료는 예를들어 토지지분과 그 비용이 5평에 5억원일 경우 월 납부금액은 약 2% 수준으로 80만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또한 서민, 실수요자 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과거에도 공급됐고 선례가 있는 만큼 정책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며 “구체적인 후보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기존에도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검토 중인 곳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물의 소유권만을 분양해 반값으로 불리지만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전매제한 기간까지 매달 지불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불하는 분양가에선 큰 차이는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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