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 ⓒ코오롱글로벌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 ⓒ코오롱글로벌

- '전략통' 김 대표, 코오롱인더스트리 턴어라운드 전환

- 수도권 정비사업 확대…풍력·수처리 등 기술보급 나서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코오롱글로벌이 친환경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의 올해 경영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가 임기 첫 해인 만큼 성과가 시험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기존 주력사업인 건설사업을 확대하고 풍력·수처리·유기성폐기물처리 등 친환경 기술 보급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 '정통 코오롱맨'…소통 경영 '적극적'

6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29일 대표로 내정됐고 올해 1월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통해 대표로 공식 선임됐다. 

코오롱글로벌이 예년보다 한달 가량 이르게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외부 변화요인에 대응할 전략을 수립하도록 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메릴랜드 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코오롱그룹 기획조정실(1994년), 네오뷰코오롱 대표(2001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2017년),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2020년)으로 일했다.

이에 업계에선 김 대표가 코오롱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코오롱맨’이지만 필름사업을 전개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요 경력인 만큼 건설업 관련 실무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냐는 우려가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김 대표가 기획실 경험이 있고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데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사업부를 이끌 당시 관련 경험 없이 시작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영자에겐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이 필요한데 김 대표는 기획 경험이 풍부하고 셈이 빠른 데다 전략수립에 능한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과거에도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하던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사업부를 이끌며 수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시켰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사업의 흑자전환 경험을 통해 '소통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턴어라운드를 위한 전략 수립에 실무자들과 소통이 주효했다는 게 그 이유다.

김 대표는 코오롱글로벌 대표에 내정된 후 현장중심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김 대표는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되자마자 현장을 먼저 찾았다”며 “전략은 현장에서 나온다고 여기며 현재까지 30곳 이상 현장에 방문했고 실무자들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에서도 소규모 미팅을 진행하고 있고 함께 식사자리를 가진 직원이 적어도 1,000명이 넘는다”며 “임원진을 통해 업무를 보고받는 방식 보다 소통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 풍력 시장점유율 1위…"친환경 기술 개발 지속"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건설, 유통, 상사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과를 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7,495억원으로 전년도(3조9,282억원)보다 21% 올랐다. 영업이익은 2,415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대비 37% 올랐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의 주택‧건축사업 확대가 실적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오롱글로벌의 주택 브랜드 ‘하늘채’를 중심으로 지방 사업장에서 분양에 성공해 지난해 목표했던 9,255가구를 넘긴 1만가구를 분양했다. 또 대형 주택 프로젝트 공정호조와 준공, 실행개선 등으로 원가율이 개선돼 수익성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7% 성장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3조원 신규 수주액을 누적했다. 수주잔고는 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코오롱글로벌이 정비사업 부문에서는 부진하지 않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과 지난 3일 서울 노량진3구역 수주전에서도 각각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에 승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올해 초 강북구 번동 6구역 수주한 데 이어 1~6구역까지 연계수주에 성공했고 수도권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은 대기업들의 리그로 불릴 만큼 수주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지방에서 쌓은 영업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수도권 일대 대형 입찰에 도전하면서 코오롱글로벌의 인지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풍력발전사업의 경우 육상풍력, 노후설비교체, 해상풍력사업 등 3개 축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모두 조 단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2011년부터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단지 수와 용량(메가와트, MW)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 25%로 풍력 부문 1위다. 주력인 육상풍력의 경우 경주 1·2단지(37.5MW)와 태백 가덕산(43.2MW) 풍력발전 등을 운영 중이다.  

또, 코오롱글로벌은 양양 만월산(42MW)과 태백 가덕산 2단지(21MW)는 시공하고 있다. 영덕 해맞이(34.3MW), 태백 하사미(17.6MW), 평창 횡계(25MW) 등은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이거나 완공·착공 예정인 단지까지 더하면 운영 중인 풍력발전 규모는 총 220MW에 이른다. 

코오롱글로벌은 육상풍력으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해상풍력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처리 및 유기폐기물처리 등 친환경 처리기술에도 힘쓰고 있다. ‘저에너지 분리막(멤브레인) 수처리 기술’을 개발해 국내 하·폐수처리장에 적용하고 소요전력과 온실가스 배출량 80% 이상의 절감효과를 거뒀다.

또 국내 최초로 음식물쓰레기와 분뇨, 하폐수처리장 찌꺼기 등 유기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신기술 개발에도 돌입했다. 음식물 폐수로부터 미생물을 활용한 전기분해 방식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저에너지 수처리 분리막 수처리 기술과 바이오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통해 환경 시설 인프라 확대에 필요한 기술을 시장에 제공하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 등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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