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롯데홈쇼핑
▲루시 ⓒ롯데홈쇼핑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유통업계가 '가상인간(Virtual Human)'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인간은 시공간의 제약없이 홍보하는 아바타로서의 활용도가 크고, 실제 사람인 모델을 고용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소통에서 '신기함', '신선함'을 앞세워 이목을 끌기에 좋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인간 '루시', '와이티', '류이드'가 광고모델 및 홍보대사로 기용돼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이다. 이름은 라틴어로 ‘빛나는(luscious)’이라는 뜻이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자동차 디자인 연구원이다. 지난해 2월부터 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해 현재 8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루시는 지난 5일 신차 토레스 발표회에서 등장했다. 루시와 관련한 유튜브 영상에는 '연예인분들 긴장하셔야 겠네요', 'CG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나'는 호평이 있었다. 반면 '그냥 잘 만든 게임캐릭터 같다', '20대 삶이 저래요? 뭐야 내 나이 돌려줘'라는 평가도 있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를 통한 이번 신차 광고가 꽤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당장의 실적이나 매출보다 MZ세대의 유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MZ세대들이 새로운 모험과 경험을 좋아하다보니 루시에 대해 '신선하다'는 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발표회에서 오너나 아나운서가 등장해서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루시를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영상 분량, 모션에 따라 제작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일명 A급 스타들과 루시의 몸값을 비교할 순 없다"면서도 "스타들이 인지도 면에서 파급력이 높을 수 있지만 스타 관련 부정적인 이슈나 스캔들의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상인간은 리스크 관리나 스케줄 조정에서 용이하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앞으로 루시의 활동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와 소속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을 맺었다. 지금보다 더 향상된 3D 구현으로 향후 방송 광고, TV드라마 출연 등 엔터테이너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가상인간 와이티가 본인의 AI반려견과 함께 파리바게트의 반려견용 베이커리 '파바DOG' 제품을 소개하는 이미지. ⓒ와이티 인스타그램 캡처
▲가상인간 와이티가 본인의 AI반려견과 함께 파리바게트의 반려견용 베이커리 '파바DOG' 제품을 소개하는 이미지. ⓒ와이티 인스타그램 캡처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트는 가상인간 ‘와이티’를 앰배서더로 선정했다. 이름은 영원한 스무살(Young Twenty) 이라는 뜻이다. 

와이티는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해 가상인간의 후발주자라고 볼 수 있다. 현재 1만5,000명대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시 청년정책 영상에 와이티가 등장해 말로 소개하기도 했다. 와이티 관련 영상에 달린 댓글에는 용모가 아닌 '말투가 매력있다'라는 독특한 평이 있었다.

와이티에 정통한 관계자는 "와이티의 성격은 엉뚱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와이티만의 콘센트는 아이와 성인을 구분하는 기준인 20대에서 가장 어린 축에 드는 가상 인물"이라며 "어린 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파리바게트는 와이티만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더 신선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와이티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녀의 가상 반려견과 함께 파리바게트의 반려견용 프리미엄 베이커린인 '파바DOG'제품들을 소개했다. 

파리바게트는 MZ 세대와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소통창구로서 와이티의 활동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류이드 ⓒ칠성사이다 제로 광고 캡처
▲류이드 ⓒ칠성사이다 제로 광고 캡처

​'류이드'는 가상인간계의 '청일점'이다. 

류이드는 지난달 가수 싸이와 함께 롯데칠성음료의 제로칼로리 음료인' 칠성사이다 제로' 광고에 처음 등장했다. 류이드는 말은 따로 하지 않고 움직임만 있다. 

류이드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기업 에스팀과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공동 운영하는 가상인간이다. 따로 개인 SNS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타투를 새긴 독특한 외모, 디제잉, 프로듀싱을 즐기는 등 다채로운 면모와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아티스트'인 것이 특징이다.

류이드가 싸이와 함께 등장한 칠성사이다 제로 30초짜리 유튜브 광고 영상 조회수는 이달 27일 오후 5시 기준 266만회다. 영상에는 '남자 모델분 얼굴 완전 내 취향', '실존 인물이면 인스타 팔로우 각' 등 용모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뤘다. 반면 '마지막 샷이 특히 불쾌한 골짜기 확 생긴다'며 이질감을 표시한 댓글도 있었다.

류이드가 추구하는 라이프는 '인간의 한계 없이 이상적인 삶을 자유롭게 즐기겠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러한 류이드만의 콘셉트인 '없어도 되는 건 빼고 살자'라는 롯데칠성의 '제로라이프(Zero Life)'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는 류이드의 라이프와 가상인간의 색다름을 연계해 '제로칼로리' 음료를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칠성사이다 제로에 대한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류이드와 싸이가 콜라보한 광고를 기획하게 됐다"며 "추후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제로라이프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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